미국 “중국에 북한 핵 야심 통제 역할 촉구할 것”

ICBM 발사 당일 북 만난 중국 “항상 지지·신뢰”
국무부 대변인 “북 미사일 발사, 지역안보 저해”

박명호(왼쪽 두 번째) 북한 외무성 부상과 왕이(오른쪽 두 번째)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북한은 이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했다. 중국 외교부 제공

미국이 18일(현지시간) 중국을 상대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억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고위급 외교 협의를 갖고 대(對)북한 지지를 재확인한 데 대해 “우리는 북한의 핵 야심 통제에 중국의 건설적 역할이 있음을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을 환영하고 그들이 그렇게 하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당일(18일),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과 베이징에서 회동해 “분쟁이 교차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중국과 조선(북한)은 항상 서로를 지지하고 신뢰했다”며 “양국 수교 75주년을 맞는 내년에도 우호 협력 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자”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 ICBM 발사 계획을 중국에 미리 귀띔했고, 중국도 이를 사실상 묵인했을 것이라는 추정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해석됐다. 중국이 북중 관계를 대미 외교의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발 수위를 점점 높일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과의 전략적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밀러 대변인은 “미국은 ICBM 발사가 포함된 북한의 17, 18일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하게 규탄한다”며 “이런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것들은 주변국에 위협을 제기하고 지역 안보를 저해한다”며 “모든 국가들이 이런 위반 행위를 규탄하고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차단하기 위해 마련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부연했다.

북한은 지난 17일 오후 10시 38분쯤(한국시간)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데 이어, 18일 오전 8시 24분쯤에도 ICBM급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