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잊을만하면 터지는 프랜차이즈 먹거리 위생

김문수 기자 2023. 12. 19.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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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사이에서 마라탕을 먹고 후식으로 탕후루를 집어 드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서울시가 자극적인 음식이 어린이·청소년들의 건강을 해칠 것을 우려해 주요 학원가에 있는 탕후루, 마라탕 가게 실태조사와 위생 점검에 나섰을 정도다.

마라탕과 탕후루를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위생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마라탕, 탕후루 등 프랜차이즈 매장 수도 늘어나는 만큼 소비자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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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사이에서 마라탕을 먹고 후식으로 탕후루를 집어 드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의료계는 이 같은 식습관이 과도한 나트륨과 당분 섭취로 청소년의 건강을 위협한다고 경고한다. 서울시가 자극적인 음식이 어린이·청소년들의 건강을 해칠 것을 우려해 주요 학원가에 있는 탕후루, 마라탕 가게 실태조사와 위생 점검에 나섰을 정도다.

마라탕 1인분(250g)의 나트륨 함량은 2000~3000mg 정도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일일 나트륨 섭취량인 2000mg을 넘는 수치다. 탕후루 1개에는 보통 설탕 10∼25g이 들어간다. 탕후루 2∼3개를 먹으면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당류 권장 섭취량인 50g(1일 2000kcal 기준)을 넘는다. 그런데도 자극적인 입맛에 사로잡힌 청소년들은 여전히 마라탕과 탕후루를 찾는다.

마라탕과 탕후루를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위생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마라탕을 취급하는 가맹사업본부와 가맹점의 불법행위가 무더기로 적발된 게 대표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더불어민주당·경기 부천시정)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서 받은 '외식 프랜차이즈 식품위생법 위반 현황'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상위 8개 브랜드 마라탕 프랜차이즈 매장 600곳의 식품위생법 위반 건수는 119건에 달했다. 매장 수 대비 약 20%로 5곳 가운데 1곳꼴로 문제를 일으킨 셈이다. 가장 많은 위반 유형은 식품 이물질 혼합 등에 해당하는 '기준·규격 위반'(54건)이었다. 이어 위생교육 미이수 12건, 건강진단 미실시 12건 등으로 확인됐다.

중국 대표 간식 탕후루는 또 어떤가. 식약처는 지난달 탕후루 판매점을 비롯한 식품취급업소를 점검해 식품위생법 등을 위반한 12개 업소를 적발했다. 적발된 12곳 중 3곳은 달콤왕가탕후루의 제조공장과 가맹점이었다.

왕가탕후루 본사 달콤나라앨리스에서는 탕후루 제조에 사용되는 달콤시그니처분말을 생산하면서 제조 일자를 미표시하고 자가 품질 검사를 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 왕가탕후루 가맹점 일부는 직원 건강검진 미실시, 표시기준 위반(제조 일자 미표시) 제품 사용 등으로 소비자 불신을 샀다. 달콤나라앨리스 가맹본부는 시정 조치와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소비자 불신은 여전하다.

마라탕, 탕후루 등 프랜차이즈 매장 수도 늘어나는 만큼 소비자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일부 가맹점의 비위생적인 영업 행위가 프랜차이즈 업계에 대한 소비자 불신을 야기한다. 특정 점포의 위생 문제가 전체 가맹점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식품 당국이나 지자체 등의 위생 점검과 함께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위생교육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대두되고 있다. 현재 소비자가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믿고 선택하는 상황에서 본사는 신메뉴 개발, 식재료 공급 등 기초적 관리 수준에 그친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식품위생 관리 감독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는 이유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강병원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은평구을)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식품위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지만 1년 넘게 상임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식품위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자체 등이 이를 점검을 하는 방식으로 철저하게 관리·감독해 반복되는 식품 위생 문제를 뿌리 뽑아야 한다.

김문수 기자 ejw02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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