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골드라인·경인국철 멈춰… 출근길도 얼어붙었다
겨울철 우리나라와 중국 동북 지역의 날씨 특징인 ‘삼한사온(三寒四溫)’이 올해는 일찌감치 붕괴했다. 지난 16일 영하권으로 내려간 추위는 24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19일 잠시 기온이 오르겠지만 20일부터 주말까지 ‘북극 한파(寒波)’가 닥칠 것으로 예보됐다. 한겨울 추위를 몰고 오는 시베리아 기단이 예년에는 3~4일을 주기로 강·약을 반복했으나 올해는 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이런 흐름이 깨진 것이다. 12월 초 한반도는 최고 영상 20도까지 오르며 역대 12월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평년보다 10도 이상 높았다. 그런데 불과 며칠 만에 평년보다 10도쯤 낮은 강추위가 찾아오며 기온이 널뛰고 있다. 올해 ‘극한 기후’는 전 세계적 특징이기도 하다.
기상청은 19일 중국에서 발달한 기압골이 한반도를 통과하며 수도권과 강원·충청·전라권에 1~7㎝ 눈이 내리겠다고 18일 예보했다. 19일 기온은 최저 영하 14도에서 0도, 최고 1~8도 수준에 머물면서 평년보다 추울 전망이다. 눈은 20일 오전 대부분 그치겠다. 그러나 이후 ‘북극 한파’로 불리는 찬 바람이 우리나라로 대거 몰아치며 평년보다 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까지 한낮 기온이 영하권을 맴돌 것으로 예보됐다.
한파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18일 수도권 곳곳에서 전철 운행이 멈추면서 출근길 대란이 벌어졌다. 이날 아침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사우역에서 걸포북변역으로 향하던 전동차 1대가 고장 나 구래~장기역 구간 양방향 열차 운행이 50분 가량 중단됐다. 김포골드라인운영 측은 대체 버스 10대를 투입했다. 또 김포도시철도에 탑승했던 50대 여성과 20대 여성이 어지럼과 불안 증세 등을 보여 119 구급대가 병원으로 옮겼다. 이들은 운행 지연으로 15분 넘게 북새통 열차에 갇혀 있다가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용인경전철 기흥~삼가역 구간에선 신호 시스템 장애가 발생해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경인국철(서울 지하철 1호선)의 상·하행선 운행도 5∼10분가량 지연됐다.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며 열차·선로 등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한파 때문에 계량기 동파 등 시설 피해 133건, 한랭 질환자 6명이 발생했다. 포항-사동 여객선 뱃길 1개 항로도 막혔다.
한반도 ‘삼한사온’의 붕괴는 기후변화로 고위도에 부는 ‘제트기류’가 약해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제트기류는 북위 30~35도 상공에서 부는 강한 바람으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불며 지구 전체의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만든다. 북극 찬 바람의 남하를 막는 방패 역할도 한다. 그런데 온난화로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북극한파가 무방비로 내려온다는 분석이다. 지난 14일 중국 동북에선 최저기온이 영하 45도까지 떨어졌다. 지난여름 세계기상기구(WMO)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며 일부 지역에선 장기간 폭염과 가뭄이, 다른 지역에선 폭우가 내리는 기후 현상이 빈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구 공기 순환의 변화가 극단적 날씨를 만드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태평양 감시 구역의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바닷물 온도는 기온 및 강수량과 직결된다. 12월 초 ‘20도 더위’는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도 이상 높은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번 엘니뇨는 12월이 전성기라 ‘이상 기온’ 현상은 더 잦아질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 남부에 수증기를 많이 유입시킬 수 있고, 이는 폭설이나 폭우를 일으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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