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M7’ 주가 75% 올라… 올해 美증시 주도했다
올해 미국 증시 상승세는 사실상 ‘매그니피센트7(Magnificent7)’라고 불리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등 대형 기술주 7개가 주도한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7곳은 ‘M7′이라고 줄여 부르기도 한다.
WSJ에 따르면 올해 M7 주가는 75% 급등해 500대 기업으로 구성된 S&P500 지수 내 나머지 493개 기업의 주가 상승률인 12%를 크게 앞질렀다. S&P500 지수의 올해 상승률인 23%보다도 훨씬 높았다. AI(인공지능) 열풍과 금리 인하 기대감이 겹쳐 대형 기술주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영향이다. WSJ는 “대형 기술주가 올해 시장의 리더 자리를 되찾았다”며 “S&P500 지수에 속하는 나머지 493개 기업은 M7의 활약에 편승했을 뿐”이라고 보도했다. 미 연준의 내년 세 차례 금리 인하 신호로 증시를 둘러싼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와 같은 소수 기술주에 의한 주가 쏠림 현상을 유의해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상 최대로 확대된 M7 비중
골드만삭스글로벌인베스트먼트리서치 등에 따르면 M7이 S&P500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사상 최대인 30%로 확대됐다. 2017년 1월까지만 해도 15.6%였는데 불과 6년여 만에 두 배로 몸집을 불린 것이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앤 밀레티는 “S&P500이 여러 기업을 망라하는 지수라는 점을 생각하면 아주 놀라운 비율”이라고 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들 기업의 비율은 기록적이다.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전 세계 지수에서 M7의 비율은 일본, 프랑스, 중국, 영국의 모든 주식 비율을 합친 것보다 크다.
AI 열풍이 불면서 올해 242%나 상승한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순위가 8계단이나 뛰어 단숨에 5위로 점프했다. 엔비디아는 대표적으로 AI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나머지 M7 기업들도 AI 열품과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메타(168%)와 테슬라(135%), 아마존(75%), 애플(58%), 마이크로소프트(55%), 알파벳(49%) 등이 모두 올해 전체 지수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올랐다.
이에 월스트리트에선 M7이 이끄는 내년 증시를 둘러싼 낙관론이 쏟아지고 있다. 월가의 대표적 강세론자인 오펜하이머자산운용의 존 스톨츠푸스 수석투자전략가는 현재 4700 수준인 S&P500이 내년 5200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티그룹과 도이체방크, BMO캐피털마켓은 5100, 뱅크오브아메리카는 5000을 내년 S&P500 전망치로 제시했다.
◇과도한 쏠림에 경계 목소리도
그러나 M7 중심의 과도한 쏠림 현상에 대해선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M7 의존도가 높을수록 이 기업들이 흔들릴 때 시장이 더 크게 충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연준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의 시동을 걸자 M7은 평균 40% 폭락해 S&P500의 나머지 주식들의 낙폭인 -12%보다 훨씬 큰 낙폭을 보였다.
M7이 뉴욕증시를 더 낙관적으로 보게 하는 ‘착시효과’를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 정보업체 팩트세트 자료에 따르면 올해 S&P500 지수 구성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0.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여기서 M7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오히려 4% 감소한다.
그렇다보니 내년 증시에 대한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WSJ는 “일부 분석가들은 지금 같은 기술주 우위가 내년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내년에 성과를 낼 자산군으로 산업재나 소재, 운송 관련주를 꼽았다. M7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된 점도 내년 추가 상승 여력을 낮게 보는 이유로 꼽힌다. M7 주가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평균 31배로 나머지 493개 종목보다 두 배가량 높다. PER이 높으면 고평가됐다는 뜻이다. 아리엘 인베스트먼트의 공동 CEO인 멜로디 홉슨과 존 로저스 주니어는 “현재 과열된 S&P500은 어느 시점에선 평균 수준으로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그때는 소형주가 힘을 낼 것이고 M7은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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