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152>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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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충청남도 부여를 배경으로 한 '소년시대'는 맞지 않고 평화롭게 사는 것이 꿈인 고교생 병태를 중심으로 짠하고 코믹하게 흘러가는 10부작 드라마다.
어떤 이유로라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임시완이 찰떡같이 연기한 병태를 바라보고 있자면 왜 여기저기서 맞고 다닐 수밖에 없는 슬픈 운명을 타고 난 건지 조금은 이해가 간다.
만약 언론인의 길을 걷는다면 어떤 시대라도 결국 할 말을 하고야 마는 천성을 타고난 참된 언론인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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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충청남도 부여를 배경으로 한 ‘소년시대’는 맞지 않고 평화롭게 사는 것이 꿈인 고교생 병태를 중심으로 짠하고 코믹하게 흘러가는 10부작 드라마다. 어떤 이유로라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임시완이 찰떡같이 연기한 병태를 바라보고 있자면 왜 여기저기서 맞고 다닐 수밖에 없는 슬픈 운명을 타고 난 건지 조금은 이해가 간다.
병태는 가족과 야반도주해 정착한 마을 쌀집 아저씨의 한 줄 평처럼 ‘매를 부르는 주둥아리’의 소유자다. 어떤 고난과 위험이 닥쳐도 병태의 입은 결코 속마음을 숨기지 않고 꿋꿋하게 주절거리고 투덜댄다. 만약 언론인의 길을 걷는다면 어떤 시대라도 결국 할 말을 하고야 마는 천성을 타고난 참된 언론인이 될 것 같다.
‘소년시대’는 사실 익숙할 대로 익숙해진 학원폭력만화 서사를 따라가지만, 어쩐지 참신하게 느껴지고 정감이 가며 몰입이 되는 이유는 극 전반에 흐르는 ‘충청도 바이브’ 때문일 것이다. 80년대 대표적 코미디 프로그램 ‘유머일번지’ 인기코너 ‘괜찮아유’가 떠오른다. 코미디언 최양락 김학래의 능청스런 연기로 충청도식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준 전설적인 코너다.
‘소년시대’에서도 평상에 모여 앉아 밥 먹으며 천연덕스럽게 조상까지 흉을 보는 장면으로 ‘괜찮아유’를 오마주한다. ‘소년시대’는 충청도 사투리의 매력과 말맛을 만끽할 수 있는 드라마다. 숨 쉬듯 비유와 은유와 유머를 뒤섞으며 능청스럽고 때론 얄밉게, 결국 속에 있는 말을 해버리고야 마는 기가 막힌 화법에 감탄하다 보면 충청도로 어학연수라도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일부러 노력하고 배우지 않아도 이런 화법을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 있는 타고난 충청도 네이티브 스피커들이 부러워진다.
너나 할 것 없이 날이 서있고 예민해져 있어 너무 쉽게 오해하고 자칫 화를 부를까 우려되어 그저 침묵하는 것이 미덕처럼 여겨지는 시절에, 그저 사투리를 흉내 내는 것으로 그칠 게 아니라 돌려 돌려서라도 결국 진심을 전하는 충청도 식의 감성과 화법은 지역을 떠나서라도 모두가 좀 더 진지하게 연구하고 연마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꾹꾹 참아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속에서 곪아 터지면 더 크게 탈이 날 수도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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