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4주차에도 뜨거운 ‘서울의 봄’… 주말 1000만 찍을듯

최지선 기자 2023. 12. 1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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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쿠데타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1000만 관객을 바라보고 있다.

'범죄도시3'에 이어 '서울의 봄'이 올해 두 번째 1000만 영화에 오르며 팬데믹 이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한국 영화계에 힘을 불어넣어 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영화가 입소문을 타자 유튜브에는 실제 사건과 실존 인물들을 분석한 내용을 담은 '서울의 봄 관람 전 필수 시청 영상' 콘텐츠들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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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성-작품성-입소문 3박자
‘12·12’ 잘 모르는 MZ들도 호응
20일 개봉 ‘노량’ 훈풍 이어갈지 주목
영화 ‘서울의 봄’에서 군사반란을 일으킨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가운데)이 그에게 맞선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을 쳐다보며 눈을 부라리고 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12·12쿠데타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1000만 관객을 바라보고 있다. 중장년·노년층은 물론이고 12·12쿠데타를 교과서로만 배운 10∼30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개봉 4주 차에도 관람 열기가 뜨겁다. ‘범죄도시3’에 이어 ‘서울의 봄’이 올해 두 번째 1000만 영화에 오르며 팬데믹 이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한국 영화계에 힘을 불어넣어 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8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까지 ‘서울의 봄’은 관객 894만 명을 기록하며 시리즈물이 아닌 영화로는 팬데믹 이후 가장 흥행한 작품이 됐다. 개봉 4주 차에도 주말 관객이 120만 명을 넘어서, 이번 주말 1000만 관객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봄’이 흥행에 성공한 건 화제성과 작품성, 입소문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서울의 봄’이 처음 화제를 모았던 건 정권을 탈취하려는 보안사령관 전두광을 연기한 배우 황정민의 대머리 분장이었다. 파격적인 모습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져 나갔고 관람객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특수 분장을 맡은 황효균 셀스튜디오 대표는 “다큐멘터리가 아니기 때문에 실제 인물을 완전히 닮게 재현하는 게 아니라 특징을 살려 느낌만 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했다.

“러닝타임 내내 스트레스 받아 죽을 것 같았다”는 관람 후기가 쏟아질 만큼 속도감 있는 연출과 작품성은 젊은 세대를 극장으로 이끌었다. 전두광 노태건(박해준) 등이 이끌던 신군부가 1979년 12월 12일 벌인 군사반란과 이들에게 맞선 이태신(정우성)의 9시간을 마치 전략 게임처럼 스크린에 지도를 띄워 자세하게 보여준 연출이 젊은 세대에게 먹혔다는 것.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12·12사태는 젊은 세대에게 익숙하지 않지만 영화의 연출 방식과 속도감은 이들에게 익숙한 방식”이라며 “교과서에서 잠깐 본 내용의 뒷이야기를 긴박하게 전개해 젊은 세대가 깊이 몰입했다”고 말했다.

SNS에는 영화를 본 젊은 관람객들이 스마트 워치로 스트레스 지수, 혈압, 심박수 등이 모두 오른 사진을 올려 인증하는 챌린지가 유행했다. 영화에 과도하게 몰입한 일부 관객이 전두광 포스터를 훼손하는 일도 있었다. 영화가 입소문을 타자 유튜브에는 실제 사건과 실존 인물들을 분석한 내용을 담은 ‘서울의 봄 관람 전 필수 시청 영상’ 콘텐츠들이 올라왔다. 이에 “예습하고 영화 보러 간다” “N차 관람하고 유튜브 영상도 찾아보고 있다”는 댓글도 여럿 달렸다. 황정민, 정우성 등 티켓 파워가 있는 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데다 영화 마지막에 실제 인물들의 사진을 공개해 역사를 돌아보게 함으로써 젊은 세대뿐 아니라 중장년·노년층도 계속 극장을 찾고 있다.

극장가는 ‘서울의 봄’ 성공으로 고무된 분위기다. 전통적으로 추석 뒤, 연말 전인 11월은 관객이 적어 대작이 잘 개봉하지 않는다. 팬데믹 이후 손익분기점을 넘은 한국 영화가 손에 꼽을 정도인 상황에서 ‘서울의 봄’이 틈새를 파고들어 훈풍을 불어넣었다. 20일에는 이순신 장군 3부작 마지막 편인 ‘노량: 죽음의 바다’가 개봉해 침체됐던 극장가가 되살아날 불씨가 될지 관심이 높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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