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급등에 저축銀 연말 고금리 특판 ‘실종’… “사실상 개점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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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직장인 A 씨는 1년 만기 예금 금리가 연 4.6%라는 B저축은행의 인터넷 광고를 보고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 지점을 방문했다.
저축은행 고위 관계자는 "내년 사업 자금을 위해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고금리 상품을 짧게 판매한 것을 제외하면 업권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며 "연말 특판 상품을 내놓을 만한 상황도 전혀 아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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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銀과 금리차 0.32%P로 좁아져
연체 우려 상황에 신규 대출도 부담
이전 판매 상품 적자폭 커져 소극적
한때 시중은행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금리를 제시했던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예·적금 판매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당시 손실을 감수하며 자금 유치 경쟁에 뛰어든 데다 올 들어선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추가 대출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서다.
1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저축은행 79곳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4.02%였다. 이는 은행연합회 회원사들이 판매 중인 예금상품(3.70%)에 비해 약 0.3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통상 저축은행이 은행권 대비 최소 1%포인트 높은 예·적금 상품을 판매해온 점을 고려하면 금리 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저축은행 고위 관계자는 “내년 사업 자금을 위해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고금리 상품을 짧게 판매한 것을 제외하면 업권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며 “연말 특판 상품을 내놓을 만한 상황도 전혀 아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저축은행들은 고금리 상품을 좀처럼 내놓지 않고 있다. 이날 기준 연 4.5% 이상의 예금을 판매 중인 곳은 대백저축은행이 유일하다. 올 2, 3월만 해도 40여 곳의 저축은행이 연 5%에 달하는 예·적금을 팔았던 것을 고려하면 수신 영업에 힘을 쏟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급격히 치솟은 연체율이 저축은행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연체 부담이 커 고객 자금을 받아도 신규 대출을 집행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9월 말 기준 저축은행 79개사의 연체율은 6.15%로 지난해 말(3.4%)의 약 1.8배로 상승했다. 최근 위기설이 끊이질 않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도 5.56%로 증권(13.85%)에 이어 2금융권에서 두 번째로 높다.
1년 전 판매한 고금리 상품으로 적자 폭이 커진 점도 저축은행들이 소극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 저축은행은 올해 들어 3분기(7∼9월)까지 141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올 상반기(1∼6월·960억 원)보다 손실 폭이 50% 가까이 커졌다. 레고랜드 사태 당시 고객 유치 경쟁으로 대출금리보다 높은 예·적금을 대거 판매한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지급하는 이자 비용 부담이 저축은행업권 전반적으로 큰 편”이라며 “예금도 대출도 공격적으로 하지 못하는 애매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권에서는 저축은행업권의 영업 위축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PF 부실 위험이 이듬해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돼 연체 부담이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저축은행 고위 관계자는 “대형 저축은행 상위 5곳(웰컴, 페퍼, 한국투자, SBI, OK)조차 연체율이 7%에 달할 정도로 부담이 크다”며 “특판 상품이 간헐적으로 출시될 수는 있겠지만 내년 상반기까진 비상 경영과 다름없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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