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화물창 결함’ 삼성重… SK해운에 3781억원 배상

영국 런던 중재재판부 결정
삼성重, 가스公에 구상권 검토

‘한국형 LNG 화물창(선박에 화물을 싣는 창고) KC-1 결함’ 사건과 관련해 선박을 제작한 삼성중공업이 선주(船主)사인 SK해운에 2억9000만달러(약 3781억원)를 배상하라는 영국 런던 중재재판부 결정이 나왔다. 삼성중공업이 화물창 하자를 합리적 기간 안에 완전히 수리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생긴 선박 가치 하락에 대해 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단이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뉴스1

KC-1 개발은 국내 조선사들이 LNG 운반선을 만들 때마다 설계 원천 기술을 가진 프랑스 GTT사에 척당 약 100억원을 로열티로 지급하는 기술 종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책 과제로 2004년 시작했다. 한국가스공사가 설계하고, 삼성중공업이 제작했다. 2018년 초 2척의 선박(SK세레니티·SK스피카)이 완성돼 선주사인 SK해운에 인도됐지만, 화물창 탱크 외벽에 결빙이 생기는 ‘콜드 스팟’ 현상이 발생하며 운항을 멈췄다. 이후 약 1000억원을 들여 수차례 수리했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가스공사·삼성중공업·SK해운 등 3사는 책임 소재를 두고 법적 공방을 벌였다.

18일 삼성중공업은 중재재판부 결정에 따라 약 3781억원을 영업외손익에 반영한다고 공시하면서, 설계를 맡은 한국가스공사를 상대로 배상금에 대한 구상권 청구 소송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번 국제 중재와 별개로 지난 10월 서울중앙지법은 1심에서 KC-1 개발사인 가스공사가 설계 하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삼성중공업에 선박 수리비 726억원, SK해운에는 선박 미운항으로 발생한 손실 115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SK해운, 한국가스공사와 소송과 중재 해소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3자 간의 협의가 무산될 경우 가스공사에 대한 구상 소송을 통해 본 건 중재로 인한 배상액을 회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