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정물 생존수영 수업... 아이 하나 키우려 온 마을 나서는데
세월호 침몰 사고를 계기로 생존수영 과목이 생겨났다. 지난해부터 다시 수영장에서 대면 수업을 한다. 지난 10월 생존수영 수업을 했던 인천 초등학생들이 집단 피부염에 걸렸다고 한다. 증상이 심해 한밤에 응급실을 찾아가야 했던 학생도 있었다. 해당 수영장의 수질을 검사해 보니 기준치를 한참 초과해 있었다. 유리잔류염소나 결합잔류염소 등이다. 피해 보상도 여태껏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모양이다. 계약을 할 때도 바로 그 시점의 수질검사 결과를 참고한 것이 아니었다. 세금을 쥐여줘도 허투루만 쓰는 풍경이다.
지난 10월30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초등학교가 사설 수영장에서 생존수영 수업을 했다. 수업 이후 3학년 66명 중 40명에게서 피부염 증세가 나타났다. 그 이전 같은 수영장에서 생존수영 수업을 받은 4학년 학생 3명에서도 비슷한 피부염 증상이 나왔다. 피해 학생 일부는 지금까지도 계속 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받는다.
뒤늦게 학교에서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검사를 의뢰했다. 수영장 물 1ℓ당 유리잔류염소 1.29㎎이 검출됐다. 수영장 을 살균한 뒤 시설이나 물에 남아있는 염소 성분이다. 기준치가 0.4~1㎎이다. 잔류염소 농도가 짙으면 눈병이나 식도자극, 구토증세, 피부질환을 일으킨다. 결합잔류염소도 수영장 물 1ℓ당 0.91㎎이었다. 수영장 소독에 쓰이는 염소가 사람의 땀, 유기물 등과 섞여 발생하는 소독부산물이다. 기준치는 0.5㎎ 이하다. 기준치를 넘기면 눈병이나 피부통증, 구토를 일으킬 수 있다.
이 학교는 지난 8월 수영장 측과 생존수영 수업 계약을 했다. 당시 수영장은 지난 5월의 수질검사서를 학교에 제출했다. 체육시설법은 수영장에 대해 해마다 상·하반기 각 1회씩만 수질검사를 하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이 학교는 5개월도 더 지난 수질검사만 믿고 수영 수업을 한 셈이다. 어린이들의 수업 수영장은 적어도 1개월 이하 단위로 촘촘히 수질검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차적으로는 수영장의 책임이 크다. 이 학교와 수영장간의 계약 금액은 4천245만원이었다. 3~6학년 849명(1인당 3회)의 생존수영 수업 비용이다. 단체 수업에 학생 1명당 5만원이니 적은 금액이랄 수도 없다. 이미 따낸 계약이니, 추가로 돈을 더 쓸 필요 없다고 본 것인가. 집단 피부염 사태를 부르기까지 수질조차 몰랐던 학교 책임도 가볍지 않다. “학부모들과 수영장 측이 합의점을 찾도록 중재하고 있다”는 해명도 참으로 낯설다. 아이 하나 키우려면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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