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

경기일보 2023. 12. 1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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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준 법무법인 제하 대표변호사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한 여자가 15~49세의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2018년부터 현재까지 1명 이하로 기록되고 있다. 합계출산율이 1명 이하라는 것의 의미는 한 세대가 지나면 출생아 수가 지금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는 뜻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인구 감소가 일어나고 있다. 정부가 무려 200조원 이상을 저출산 대책에 사용하고 있어도 출산율이 높아지지 않는다.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연령대의 사람들(이하 ‘가임세대’라 칭한다)과 이야기 해보면 ‘자신의 아이가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미안해서’, ‘아이를 키우기 위해 희생해야 하는 것이 너무 많고, 그러한 희생이 결국 나 자신의 인생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아서’, ‘나라의 미래를 위해 아이를 낳는다고 생각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한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고, 결국 나만 희생하는 꼴이 될 것 같아서’ 등 나름대로의 이유로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한다.

기성 세대는 위와 같은 가임세대의 이유가 매우 이기적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기성 세대의 경우 가임세대에 대해 아이를 키우면서 얻게 되는 기쁨이 크고, 노후에 자식들이 돌봐준다거나,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당연히 자식을 낳아야 한다는 등의 이유를 드는데, 필자는 이러한 이유가 가임세대로 하여금 죄책감이나 분노를 유발시킬 뿐, 아이를 낳는 이유로 작동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대한민국의 출산율이 가지고 오게 될 ‘미래상’은 매우 암울하다는 이유도 현재의 삶이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상당수의 가임세대에 대해서는 어떠한 의미도 갖지 못한다. 저출산 문제는 가임세대의 입장에서 자신들의 아이들이 가임세대보다는 훨씬 더 행복하게 살 수 있고, 가임세대도 아이들과 함께 행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가파르게 오르는 집값 때문에 영끌을 해서 빚더미에 앉게 되는 나라, 사교육을 받지 못하면 좋은 학교에 진학하기 매우 어려운 나라, 부모가 누구인지에 따라 삶의 방향과 질이 크게 달라지는 나라, 빚을 지지 않고 대학을 다니기 어려운 나라, 가진 것이 없다면 생존하기 위해 밤낮없이 일을 해도 크게 나아지는 것이 없는 나라, 가난을 대물림하기 아주 쉬운 나라. 가임세대의 입장에서 대한민국은 그런 나라다.

누구라도 이러한 나라에서 내 아이가 크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가임세대는 묻고 있다. 아이를 낳는다면 ‘기성 세대’에 좋은 것 말고, ‘가임세대 또는 그 아이들’에게 좋은 것이 무엇인지. 저출산 대책을 논의하려면 위와 같은 가임세대의 질문부터 깊이 숙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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