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김부겸과 공개 회동...이낙연 '고립 작전' 속도
[앵커]
여권 발 인적 쇄신 논의가 '당내 혁신' 요구로 이어지며 거센 압박을 받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이른바 '3 총리 연대설'의 한 축인 김부겸 전 총리를 만났습니다.
내일(20일) 정식 회동을 앞두고 김대중 전 대통령 관련 행사에 함께 참석한 건데, 이낙연 전 대표를 견제한 거란 분석이 많습니다.
김대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이재명 대표와 김부겸 전 총리가 만난 곳은 야권에선 '통합'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김대중 전 대통령 관련 행사였습니다.
김 전 총리는 최근 '신당 창당'을 선언한 이낙연 전 대표와 당내 비주류 측의 '통합 비대위' 요구를 염두에 둔 듯, 이 대표에게 '큰 폭의 행보'를 당부했습니다.
[김부겸 / 전 국무총리(어제) : 얼마나 어렵게 만들어진 정치적 큰 흐름입니까.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그동안의 역사를 더 큰 물줄기를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
이 대표는 민주주의와 민생 경제를 살리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합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통합'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어제) : 지금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중요한 건 민주주의와 민생 경제 후퇴, 퇴행을 막는 것입니다. 백지장도 맞들어야 하는 상황이어서 모두가 함께 힘을 합칠 수 있도록….]
내일(20일) 정식 회동을 앞두고, 굳이 사전 환담을 공개한 건 앞서 이낙연 전 대표가 언급한 '3총리 연대설'을 염두에 둔 행보란 분석이 우세합니다.
이 대표가 오는 28일 정세균 전 총리와의 회동까지 예고하며 이른바 '이낙연 고립 작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겁니다.
[이철희 / 전 청와대 정무수석(어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이낙연 대표 전 대표도 좀 서두르고 명분 제시가 부족하고 과연 그 길이 정답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만 당내에서 다루는 방식도 저렇게 하면 안 되고 당 대표도 좀 나서야죠.]
애초 '명낙 회동' 성사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이낙연 전 대표는 일정상 이유로 같은 시각 시사회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이재명 대표와 회동을 피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는데, 당내에선 이 전 대표를 향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초선들이 주도한 '신당 반대 연서명'에는 현역 의원 110여 명이 동참했고, 원외 예비주자들도 '분열은 필패'라며 이 전 대표 규탄에 가세했습니다.
[오성규 / 더민주서울혁신회의 상임대표(어제) : 헛된 정치적 욕망으로 자신의 역사와 민주당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 선후배, 동지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주류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은 민주당 의원들이 하나가 돼 이 전 대표 짓누르기에 여념이 없다며 신당을 막기 위한 '통합 비대위'로의 전환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압박과 반박이 이어지며 당내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이 전 대표는 금태섭· 양향자 등 제3 지대와의 접촉면을 넓히며 신당의 불씨를 키워가고 있습니다.
당 안팎에선 이재명 대표가 김부겸·정세균 두 전직 총리와 한 자리에 서는 것만으로도 '3 총리 연대설'은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을 거란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을 끝내 막지 못한다면 '통합'이란 목표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습니다.
YTN 김대겸입니다.
촬영기자 : 이상은 박재상
영상편집 : 연진영
그래픽 : 김진호
YTN 김대겸 (kimdk102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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