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 올해의 저자
정해진 규칙은 없어요. 저는 정해진 스케줄을 따르는 게 불가능해요. 어떨 때는 아침 일곱 시에 쓰기 시작해서 샌드위치 하나 먹는 시간을 빼고는 새벽 세 시까지 글을 씁니다. 어떨 때는 전혀 써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지요.
‘장미의 이름’을 쓴 이탈리아 소설가 움베르토 에코는 “하루 중 어느 때에 글을 쓰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답니다. “글을 쓸 때는 매일 어느 정도 분량을 쓰십니까? 정해진 규칙이 없나요?”라는 질문에는 이렇게 말했다네요. “없습니다. 글을 쓴다는 건 반드시 종이에 단어를 적어 넣는 걸 의미하지는 않아요. 걷거나 먹으면서도 한 챕터를 쓸 수 있지요.”
‘글을 쓴다는 건 반드시 종이에 단어를 적어 넣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라는 건 글감을 고민하고, 글의 전체적인 구조를 짜는 일도 ‘글쓰기’에 포함된다는 이야기이겠죠. 잡지 ‘파리 리뷰’가 작가 36명을 인터뷰해 엮은 ‘작가란 무엇인가’(다른)에서 읽었습니다.
이번주 Books는 지난주 ‘올해의 책’ 특집에 이어, ‘올해의 저자’ 특집으로 꾸몄습니다. 사육사, 학자, 성폭력상담사, 의사, 소설가, 시인 등, 올해 의미 있는 책을 낸 저자 7명을 소개합니다.
사육사·의사·성폭력상담사가 말한다, 내게 글쓰기는 ○○다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당신의 글쓰기 루틴은?’이라는 질문을 던진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쓰는 이들의 ‘습관’을 궁금해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인생에 정답이 없듯, ‘쓰는 습관’에도 정답은 없습니다. 회사원처럼 출퇴근하며 쓰는 사람이 있는 반면, 시간이나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내킬 때마다 몰아쓰는 사람도 있지요. 결국 개성의 영역이자 상황의 결과물인 셈. 중요한 건 쓰겠다는 의지와 열정이겠죠. 에코는 말했습니다.
“글을 쓰려고 앉기 전에 깊은 행복감을 느낀답니다.”
그러게요. 행복하지 않다면, 어떻게 꾸준히 써 내겠습니까. 곽아람 Books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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