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을 들여다봄②] "N차 관람한다면 이날"…약속의 12월 12일
1979년 12월 12일 군사반란 다룬 '서울의 봄'
12일, 약 20만 명 관객 동원
"역사 공부→심박수 챌린지…즐길 거리 많은 작품"
[더팩트|잠실=박지윤 기자] 그야말로 약속의 12월 12일이었다. 약 20만 명의 관객들은 2023년 12월 12일에 극장가를 찾아 44년 전으로 돌아갔고, 함께 분노하고 슬퍼하며 '서울의 봄'을 즐겼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다. 그렇기에 12일에 많은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을 것으로 기대했고, 이는 현실이 됐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서울의 봄'은 이날 19만 9975명의 관객을 사로잡으며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켰다.
<더팩트> 취재진은 12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를 방문해 '서울의 봄'을 보러 온 관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날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리는 만큼 현장에는 취재진을 비롯해 업계 관계자 등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가운데 화요일 오후 1시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봄'을 보기 위해 티켓 무인 발권기와 매점 앞에도 꽤 많은 일반 관객들이 줄을 서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A 씨는 "처음에 러닝타임이 길어서 걱정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역사에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했다"며 "유행하는 심박수 챌린지도 해봤는데 124bpm까지 나왔다(웃음). 여러모로 즐길 수 있는 게 많아서 작품이 잘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세 명의 친구와 함께 극장을 찾은 20대 남성 B 씨는 '일부러 12월 12일에 영화를 보러왔냐'는 취재진에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여러 날짜가 있었는데 이왕이면 이날 보자고 정했다"며 "솔직히 관련 지식이 부족해서 영화를 잘 못 따라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너무 재밌었다"며 "잊으면 안 되고 잊혀서 안 되는 역사다. 공부해야될 것 같다"고 말했다.
60대 부부는 "12월 12일이라는 걸 인지하지 못했다"며 "워낙 화제가 되고 있어서 보러왔다. 잊으면 안 되는 사건이지 않나. 그동안 결과만 알고 살았는데 물론 영화지만 과정까지 알게 된 것 같아서 좋았다"고 전했다.
그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띠고 있는 극장가다. 영화관에서 일하는 20대 여성 C 씨는 이를 가장 잘 느끼고 있다며 "'서울의 봄' 개봉 이후로 정말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러 온다. 12월 12일이라고 특별히 많다기보다 평일에 늘 이 정도다. '노량: 죽음의 바다'가 개봉하니까 한동안 바쁘지 않을까 싶다. 꽤 오랜만에 이런 분위기라 일하는 게 즐겁다"고 환하게 웃어 보였다.
또한 김성수 감독의 재치 있는 발언이 SNS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오늘이 12월 12일인데 44년 전 실제로 이날 여러분들이 앉아계신 극장 주변에서 벌어졌던 일"이라며 "영화를 보시고 난 뒤 실제 역사가 어땠는지 찾아보시면 저희가 이 영화를 만든 보람을 많이 느낄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김성수 감독은 "오늘은 12월 12일이기 때문에 12.12 군사반란을 일으킨 악당들은 다 빼버렸다"고 덧붙이며 관객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서울의 봄'은 그야말로 적수 없는 흥행 질주를 펼치고 있다. '나폴레옹' '3일의 휴가' 등 신작 공세에도 불구하고 개봉 주 주말(149만 4232명)보다 3주 차 주말(150만 279명)에 더 많은 관객을 사로잡았다. 평일에도 19~20만 명을 동원하며 일정한 일일 관객 수를 기록했고 이에 힘입어 역대 개봉 4주 차 주말 관객 수 (121만 1849명) 최고 기록을 달성하는 쾌거를 거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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