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후티 반군과 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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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의 후티 반군은 이슬람 시아파 무장단체이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지하는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전 세계 선박들을 무차별 공격해서다.
지난 15일 밤 홍해 남단 예멘 앞바다에서 라이베리아 선적의 화물선이 후티의 드론 공격을 받고 운항을 중단했다.
후티의 위협 때문에 세계 5대 해운사 중 4곳이 홍해와 인근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 통과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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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가 요즘 심상찮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지하는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전 세계 선박들을 무차별 공격해서다. 후티는 당초 이스라엘 관련 선박만 공격하겠다고 했지만 최근 이스라엘과 무관한 선박에 대한 공격도 서슴지 않아 긴장을 고조시켰다. 지난 15일 밤 홍해 남단 예멘 앞바다에서 라이베리아 선적의 화물선이 후티의 드론 공격을 받고 운항을 중단했다. 하팍로이드의 선박 또한 후티 소행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홍해에서 후티의 공격을 받은 선박은 벌써 8척에 달한다. 미군 함정도 피격 대상이라 ‘중동의 화약고’가 되고 있다.
예멘 앞바다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중동과 유럽을 잇고 수에즈 운하와 연결된 주요 해상 수송로다.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30%가 이 곳을 지난다. 후티의 위협 때문에 세계 5대 해운사 중 4곳이 홍해와 인근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 통과를 포기했다.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 항로를 택하면 유럽과 아시아 항로는 약 9000㎞ 늘어난다. 운행 시간도 7∼10일 추가된다. 그럼에도 세계 2위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한국의 최대 해운사인 HMM도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지 않고 희망봉 쪽으로 우회하기로 결정했다. ‘홍해 위기’가 물류 대란을 낳으며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각국이 홍해의 안전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동시에 벌어지는 탓에 국제사회가 대규모 후티 진압 작전을 펼치기가 여의치 않다. 미국이 홍해에 아랍 국가들이 참여하는 확대된 다국적 해상보호군 출범을 모색하고 있지만 실현될지 미지수다. 가자지구 사태가 해소되지 않는 한 확실한 처방전이 없다는게 문제다.
채희창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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