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일본제철, US스틸 인수 발표…18조원에 ‘122년 美 철강사’ 접수
일본제철이 122년 역사의 미국 철강 기업 US스틸을 인수한다. 일본 언론들은 “이에 따라 일본제철은 조강(粗鋼) 생산 능력이 세계 4위에서 3위로 올라간다”고 보도했다.
18일(현지 시각)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제철은 US스틸을 141억달러(약 18조3000억원)에 매수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제철은 US스틸 주식을 모두 사들여 완전 자회사로 둘 예정이다. 주당 인수 가격은 지난 15일 종가에 40% 프리미엄을 얹어 주당 55달러로 정했다. US스틸이란 사명은 유지된다. 인수 발표 이후 규제 당국의 독점 관련 심사와 US스틸 노동조합과의 협상, 주주총회 승인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일본제철의 지난해 조강 생산량은 4437만t으로 세계 4위이고, 27위 업체인 US스틸을 인수하면 3위로 부상한다. 닛케이는 “일본제철의 인수·합병(M&A) 중 역대 최대급”이라며 “철강 업계에서 미국과 일본의 역사가 오랜 기업 간 대형 재편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US스틸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거래로 인해 일본제철의 미국 내 생산량이 대폭 확대되고 일본, 아세안(ASEAN), 인도 등지에서 글로벌 입지가 더욱 다양화될 것”이라고 했다. 일본제철 측도 “미국은 선진국 최대 시장으로 고급 강재(가공한 강철)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등 제조업 부활 정책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전력 인프라 개선 추진 등의 호재로 인해 US스틸의 사업 전망은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US스틸은 1901년 설립 당시 자본금 10억달러를 넘은 미국 대표 기업이었다. 당시 미국 투자은행(IB) JP모건의 창업자 존 피어폰트 모건이 카네기철강 등 여러 철강 회사를 합병해 만들었다. 하지만 1980년대 일본, 2000년대 중국 등지의 철강이 부상하면서 세계 선두권에서 밀려났다. 이후 친환경 전기 고로 전환 등에서도 한발 뒤처졌다.
지난 8월에는 북미 2위 철강 기업인 클리블랜드클리프스가 시장 추정 가치 100억달러의 US스틸을 72억5000만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하기도 했다. 당시 미국 기업끼리 합치면 내수 철강 가격이 상승하고 독점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후 인수전에 불이 붙으면서 US스틸 주가가 크게 뛰었다. 앞서 일본제철은 세계 조강 생산 능력을 1억t으로 높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인도와 태국 철강 회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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