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내년부터 ‘대형마트 휴업일’ 평일로... 서울선 처음
“중소 마켓, 원하면 기업형 마켓 전환도 지원”
내년 1월부터 서울 서초구 내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이 평일로 바뀐다. 서울 25구 중 처음이다.
대형마트의 경우 매달 둘째·넷째 주 일요일에 문을 닫도록 하고 있는데, 휴업일을 평일인 월요일 또는 수요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서울에서는 최근 서초구 외에 동대문구 등에서도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서울 전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18일 서초구에 따르면, 서초구와 서초구 내 대형마트, 서초강남슈퍼마켓협동조합, 한국체인스토어협회 등 유통업계는 오는 20일 상생 협약식을 열고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현행 매달 둘째·넷째 주 일요일에서 둘째·넷째 주 월요일이나 수요일로 바꾸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협약서에는 대형마트가 중소 유통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형마트의 상품을 공급하고 공동 마케팅을 실시하는 등의 내용도 담길 전망이다. 서초구 관계자는 “중소 슈퍼마켓이 원하면 기업형 슈퍼마켓(SSM)으로 전환하는 것을 구청이 적극 지원한다는 내용도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서초구 내에는 이마트와 롯데마트, 킴스클럽 등 대형마트 3곳과 준대형마트 32곳이 의무휴업일 적용 대상이다.
서초구는 앞서 대구시와 충북 청주시가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 이후 효과 등을 고려해 의무휴업일 변경을 검토해왔다. 대구시가 지난 9월 발표한 ‘대구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2월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둘째·넷째 주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바꾼 뒤 6개월간 전통시장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 등 중소 유통업계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한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꿨는데도 전통시장 매출이 오히려 늘어나는 효과가 확인된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시장의 성장 등으로 대형마트가 문을 닫아도 전통시장 등 중소유통업체의 매출은 증가하지 않고 소비자 불편만 키워왔다”며 “서울의 나머지 구들도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서초구는 상생협약을 체결한 뒤 행정예고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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