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참 ‘온플법’에 우려 표명…“온라인 플랫폼에 독과점 없어. 中 알리에 시장 내줄 수도” [일상톡톡 플러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정부에 제출한 의견서서 “과도한 온플법 규제, 토종 플랫폼 기업 성장 원천 봉쇄... 투자동력 상실, 디지털 산업의 생태계 발전에 큰 위협 유해한 시도” 지적

주한미국상공회의소 CI.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제공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 중인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에 대해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가 우려를 표명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암참은 오는 19일 정부에 온플법 제정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암참은 의견서에서 “온플법은 현 정부의 자율규제 국정과제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며 “이미 정부 기관과 힘을 모아 자율규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도, 정부는 여느 플랫폼 규제안보다 강력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온플법은 특히 매출액이나 이용자 수, 시장 점유율 같은 정량·정성 요건을 고려해 소수의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를 지정하고 자사 우대나 끼워팔기 등 4가지 행위를 ‘반칙’으로 규정해 규제한다는 게 골자다. 플랫폼 기업들의 독과점을 규제한다는 취지이지만, 업계에서는 민간 자율을 중시하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 기조와 달리 경쟁력을 저해하는 과도한 내용을 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암참 역시 의견서에서 “한국의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독과점이 없는데도 온플법을 추진하단 자칫 중국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해외 직구 사이트) 등 해외 사업자에게 시장을 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암참은 또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 시장은 해외 기업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완전경쟁’ 상태”라며 “최근 쇼핑 분야에서 중국 알리 익스프레스가 국내 이용자 수 2위까지 올라온 상황에서 온플법 사전 규제는 국내 온라인 플랫폼에 더 큰 부담을 야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암참은 아울러 과도한 온플법 규제가 토종 플랫폼 기업의 성장을 원천 봉쇄해 투자 동력을 상실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도 봤다. 나아가 디지털 산업의 생태계 발전에 큰 위협이 되는 유해한 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암참은 “근거 없는 섣부른 사전 규제는 물가 상승을 초래할 뿐, 영세 사업자와 청년 사업자의 판로 상실, 소비자 후생의 막대한 후퇴로 이어질 것”이라며 “온라인 플랫폼은 소상공인과 상생하며 성장하고 있으며, 오히려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정위 측은 그간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문재인 정부 때 추진됐던 법안과 유사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아직 제대로 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암참의 이번 의견서 제출은 온플법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입법 향방에 업계 이목이 더욱 쏠릴 것으로 보인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