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공장 직접 간 송영길, 10분 뒤 1억 입금됐다
검찰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혐의를 받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직접 사업가들을 만난 뒤 외곽 조직에 후원이 이뤄진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열린 영장 실질 심사에서 이러한 후원금 모금 압박 정황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는 송 전 대표가 지난 2020년 4월 인천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업가 A씨를 직접 만난 직후 송 전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으로 알려진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먹사연)’에 후원금 1억원이 입금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기는 총선 선거운동 기간으로, 송 전 대표는 지역구가 아닌 곳에 있는 A씨의 공장을 직접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송 전 대표의 방문 10여분이 지난 뒤 1억원이 먹사연 측으로 입금됐다고 한다.
송 전 대표의 고교 후배인 A씨는 먹사연 회계담당자인 박모씨의 소개로 송 전 대표와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공장에 방문한 직후 A씨가 1억원을 송금한 것을 두고 이른바 ‘무언의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한다. 송 전 대표가 명시적으로 후원을 요구한 것은 아니지만 방문을 통해 후원을 하도록 압박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실질 심사에서 A씨 이외에도 송 전 대표가 사업가들에게 후원을 압박한 정황을 제시했다고 한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실질 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과 만나 불법 정치자금에 대해 “공식 후원 계좌로 들어온 금액으로, 투명하게 보고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2021년 5월 2일 자신이 당대표로 선출된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그 해 4월 27~28일 민주당 현역 의원 20명에게 300만원이 든 돈 봉투 20개(6000만원)를 살포하는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송 전 대표는 또 그 해 3월 30일과 4월 11일엔 경선 캠프 지역 본부장들에게 돈 봉투 650만원을 제공한 혐의도 있다. 이 과정에 윤관석‧이성만 의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등이 관여했는데, 검찰은 송 전 대표를 ‘정점’으로 보고 이 사건을 수사해왔다.
송 전 대표는 2020~2021년 먹사연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이 중 4000만원은 2021년 7~8월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소각 처리시설 관련 청탁과 함께 받았다는 뇌물 혐의도 적용됐다. 또 부외선거자금 명목으로 사업가 김모씨와 이성만 의원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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