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동원 제치고 HMM 삼켰다…자금력·초대형 컨선 경험부족은 과제
국내 1위 벌크·컨테이너선사 보유…통합 시너지 기대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이 7년 만에 새 주인으로 하림을 맞게 됐다. 하림그룹은 국내 1위 벌크선사인 팬오션에 이어 국내 1위이자 세계 8위 컨테이너선사인 HMM까지 품으며 단숨에 재계 순위 10위권으로 뛰어올랐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하림그룹을 HMM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18일 발표했다. 매각 대상은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HMM 지분 57.9%(3억9879만156주)다.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맺고, 기업결합 심사 등을 거쳐 내년 초 인수 작업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뛰어든 하림그룹은 인수 희망가로 6조40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자였던 동원그룹의 인수가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우리나라가 보유한 유일한 대형선사인 HMM은 2016년 유동성 위기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체제에 있다 팬오션을 보유한 하림의 품에 안기게 됐다. 올해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HMM이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은 2016년 채권단 관리로 전환된 이후 7년여 만이다.
HMM 전신인 현대상선은 1976년 3월 25일 아세아상선으로 창립, 한진해운에 이은 국내 2위 컨테이너선사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현대상선은 2010년대 해운업 장기 침체를 맞아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2013년 말 6조8000억원의 공적 자금을 수혈받고 산은의 관리를 받아왔다.
당시 해운 업계에서는 국내 1위이자 세계 7위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2016년 말 파산하자, 유일한 대형 컨테이너 선사인 현대상선은 무조건 살려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18년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세워 현대상선의 초대형 선박 20척(2만4000TEU 12척·1만6000TEU 8척) 발주를 지원했다.
이에 더해 현대상선은 2020년 HMM으로 새출발하며 지난해 세계 3대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HMM은 동맹 내에서 세계 최대 2만4000TEU 컨테이너선 12척을 내세워 운항 효율성을 높였다. 그 결과 HMM은 2020년 9년 만에 적자 탈출에 성공하고, 2022년 매출 18조5868억원, 영업이익 9조9455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여기에 경쟁력 강화로 세계 컨테이너 선사 순위 8위까지 뛰어오르자 채권단인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두 기관은 지난 7월 매각 절차 개시를 계기로 보유한 2조7000억원가량의 영구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영구채 중 1조원가량을 주식으로 전환·매각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며 매각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지난달 23일 마감된 HMM 본입찰에서 하림과 동원그룹이 참여했고, 동원보다 2000억원 높은 6조4000억원을 써낸 하림이 HMM을 인수할 주인공으로 낙점됐다.
다만 업계에서 하림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고 평가한다. 하림은 JKL파트너스와 손잡고 유가증권 매각과 영구채 발행, 선박 매각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자금력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HMM은 올 4월 기준 자산 총액이 25조8000억원에 달해 국내 기업집단 가운데 19위에 오른 대기업이다. 현금성 자산만 해도 14조원에 달한다. 반면 하림의 현금성 자산은 1조6000억원 정도에 불과하고,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 자금력에 기대야 한다.
이에 따라 하림은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매각 측에 영구채의 주식 전환을 3년간 유예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산은과 해양진흥공사는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벌크선사인 팬오션이 있지만, 초대형 컨테이너선 운영 경험이 없다는 점도 하림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HMM은 초대형선(1만TEU급 이상 선복량 기준) 보유 비율이 세계 1위다.
또 친환경 선박과 벌크선 등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상황인데 해운 업황 전반이 수요 부진, 운송 선박의 공급 증가 등으로 불황에 빠져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 3분기 886~1043으로, 지난해 동기(1922~4203)의 4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HMM이 ‘주인없는 회사’에서 벗어나 민간 기업으로서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또 하림이 앞서 팬오션을 인수한 만큼 두 기업 간 시너지 확보가 예상된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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