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에 조개가 산다?
산골조개 등 4종 첫 확인
제주 한라산에 산골조개(사진) 등과 같은 한국 고유종 연체동물 4종이 서식하는 것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또 산정호수인 물장오리에서는 미꾸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지난 4~11월 생물다양성연구소,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한국동굴생물연구소와 함께 한라산국립공원 내 연체동물, 담수어류, 거미류 등 3개 분야에 대한 첫 생물자원조사를 실시했다고 18일 밝혔다.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기존 한라산 자원조사에서는 담수어류, 연체동물 등에 대한 조사가 제외됐다.
이번 조사 결과 한라산국립공원 내에 연체동물 19종, 담수어류 2종, 거미류 134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번에 습지 등에서 서식이 확인된 연체동물 19종 중 산골조개, 입술대고둥아재비, 제주남방밤달팽이, 제주배꼽털달팽이 등 4종은 한국 고유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한라산에 서식한다는 것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도는 또 산정호수인 물장오리에서 담수어류인 미꾸리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제주도 관계자는 “해발고도가 900여m로 높은 물장오리 호수에 미꾸리가 사는 것은 독특한 현상”이라고 밝혔다.
다만 담수어류의 서식이 예상됐던 사라오름과 소백록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 누군가 인위적으로 미꾸리를 풀어놓은 곳으로 알려진 1100습지에서도 미꾸리의 서식은 확인되지 않았다.
거미류 중에서는 장수염낭거미류, 접시거미류 등 미기록 후보종 2종이 새롭게 확인됐다.
제주도는 이번 조사에서 새롭게 보고된 33종을 포함해 모두 223종이 한라산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이번 조사과정에서 채집된 담수어류 3점, 거미류 77점, 연체동물 10종 등 모두 90점을 표본으로 제작해 보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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