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경복궁 담벼락 ‘낙서 모방범’

가수 앨범명 등 적어…20대 남성, 하루 만에 경찰에 자수

경복궁 담벼락에 이른바 ‘낙서 테러’가 발생한 지 하루 만인 지난 17일 모방 범죄로 추정되는 범행이 추가로 발생했다. 이 ‘두 번째 낙서’를 벌인 20대 남성은 범행 하루 만인 18일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은 지난 16일 발견된 ‘첫 번째 낙서’의 용의자로 남성 1명과 여성 1명을 특정해 뒤를 쫓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이날 2차 범행과 관련해 “오전 11시45분쯤 20대 남성 A씨가 종로경찰서에 자진출석했다”며 “구체적인 범행 경위, 공범 유무 등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는 전날 오후 10시20분쯤 경복궁 영추문 좌측 담벼락에 낙서가 있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담벼락에서는 붉은색 라커 스프레이를 이용해 가로 3m, 세로 1.8m 크기로 가수의 앨범명 등을 적은 낙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모방범의 소행으로 보고 폐쇄회로(CC)TV 화면을 분석해 용의자를 특정했다. 현장에는 추가 훼손을 막기 위한 가림막이 설치됐다. 경찰은 자진출석한 A씨를 재물손괴 등 혐의로 입건하고 범행 동기와 최초 낙서와의 관련성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앞서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가 있다는 신고는 지난 16일 새벽 2시쯤 경찰에 접수됐다. 경복궁 영추문 담장과 고궁박물관 쪽문 담장에 ‘공짜영화’ ‘○○ 티비’ 등 불법 영상시청 사이트를 홍보하는 내용의 스프레이 낙서로, 길이가 44m에 달했다. 서울경찰청 동문 담장에서도 비슷한 낙서가 확인됐다. 경찰은 CCTV 등을 분석해 용의자 2명(남녀 각 1명)의 신원을 파악하고 동선을 추적 중이다. 지능팀과 형사팀 합동으로 수사를 하고 있지만 용의자들이 주도면밀하게 CCTV를 피해가며 도주해 추적에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