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 CR7'과 다른 '월클 CB', 리더의 냄새가 난다! "GK와 수비 라인 덕분에 POM 받았어"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비수 라파엘 바린은 실력도, 인성도 월드클래스다.
맨유는 18일(이하 한국시각) 잉글랜드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리버풀과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바란은 이날 90분 풀타임으로 활약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바란은 전반 35분 콘스탄티노스 치미카스의 프리킥을 런닝 점프 헤딩으로 걷어내며 자신의 제공권 능력을 뽐냈다. 조니 에번스와 함께 센터백으로 호흡을 맞추며 수비진을 진두지휘했고,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리버풀은 전반전에만 15개의 슈팅을 퍼부었으나, '통곡의 벽' 바란을 넘지 못했다.
후반전에는 빌드업 능력도 돋보였다. 바란은 후반 10분 안드레 오나나의 패스를 받은 뒤 리버풀 공격진의 강한 압박에도 당황하지 않고 왼발로 전진 패스를 전달했다. 스콧 맥토미니를 거쳐 코비 마이누까지 볼이 연결됐고, 마이누는 왼쪽에서 뒷공간을 파고들던 가르나초에게 스루 패스를 연결했다. 아쉽게도 가르나초가 1대1 기회를 마무리하지 못하며 찬스가 무산됐다.
후반 23분 바란은 센스 있는 수비를 보여줬다. 리버풀 모하메드 살라와 엔도 와타루가 2대1 패스를 시도했는데 바란은 뒤로 다리를 쭉 뻗어 막아냈다. 후반 25분에는 살라가 1대1 돌파를 하는 상황에서 침착하게 뒤로 무르며 제쳐지지 않았고, 살라가 딱 한 곳으로만 슈팅할 수 있게 각을잘 잡아줬다. 오나나는 바란 덕분에 쉽게 살라의 슈팅을 선방할 수 있었다.
결국 바란의 활약을 앞세운 맨유는 리버풀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냈고, 안필드 원정에서 2020-2021시즌 이후 3시즌 만에 승점 1점을 얻었다. 지난 시즌 리버풀 원정 경기에서 0-7 대참사가 벌어졌으나 올 시즌 승점 1점을 따내며 어느 정도 반등에는 성공했다.
바란은 이날 경기에서 57번의 터치, 패스성공률 79%(34회 중 27번 성공), 클리어링 15회, 공중볼 경합 승리 4회(100%), 인터셉트 3회, 블록 2회를 기록했다.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바란에게 팀내 최다 평점인 8.0을 부여했고, 바란은 경기가 끝난 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공식 POM(Player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현지에서도 찬사가 이어졌다. 영국 '텔레그래프' 제임스 더커는 "바란은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한 달 동안 경기를 하지 않은 채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경기에 나섰고 오늘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구단 레전드 출신 웨스 브라운은 "바란과 에번스 조합이 리버풀 공격진 3명을 잘 막았으며 맨유는 득점 기회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란은 정작 함께 골문을 지켰던 골키퍼와 수비진들에게 공을 돌렸다. 바란은 경기가 끝난 뒤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POM 트로피 사진을 게시했는데, 이 스토리에는 오나나, 루크 쇼, 에번스, 디오고 달로를 모두 태그한 뒤 무적을 뜻하는 이모티콘을 달았다. 자신만 잘했다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공이라는 뜻이다.
바란의 이러한 행동은 레알 마드리드와 맨유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대조된다. 호날두는 경기에서 팀이 이기더라도 자신이 득점에 실패하면 얼굴에 분노가 가득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간다. 자신이 상을 받지 않는 시상식은 '노쇼'의 달인 답게 불참하는 게 일상이다.
반면, 바란은 겸손한 마음으로 팀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월드컵 우승,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FIFA 클럽 월드컵 우승 등 큰 대회에서 우승을 많이 차지하며 베테랑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경기 후 바란은 "어려운 승점을 위한 빅 팀워크였다. 우린 더 많은 것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인성이 훌륭한 사람은 그라운드에서도 큰 찬사를 받는다. 바란 역시 맨유 팬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바란에게서 리더의 자질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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