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는 1분, 복원은 일주일…궁궐 담벼락 복원 어떻게 하나
문화재에 함부로 낙서했다간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2017년 40대 남성이 국가문화재인 울산 울주 언양읍성에 낙서를 했습니다. 술에 취해 아무 이유도 없이 빨간 스프레이로 알 수 없는 말과 욕설을 70m 길이로 썼죠. 지우는데 2700만원이 들었습니다. 당시 1심 법원은 죄가 무겁다며 징역 2년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국가지정문화재에 낙서를 하면, 복구 비용을 물거나 3년 이상 또는 5년 이하 징역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경복궁 낙서' 용의자들도 엄벌을 피하기 어려울 걸로 보이는데, 복구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문화재가 다치지 않게 레이저까지 동원했는데, 추운 날씨 탓에 복구 작업이 더딘 상황입니다.
조소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망치로 조심조심 두드리고 드라이기로 조금씩 녹이고 표면을 최대한 얇게 갈아내기도 합니다.
경복궁 담벼락에 묻은 스프레이 낙서를 지워내는 작업입니다.
문화재청은 현재 40명을 투입해 보시는 것처럼 교대로 복원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국내에 몇 대 없는 레이저 세척 장비도 등장했습니다.
오염된 부분에 레이저를 쏘자 파란색 물감이 조금씩 원래 색깔로 돌아갑니다.
복원은 크게 세 단계로 이뤄집니다.
우선 솔이나 망치로 긁어낸 뒤 고운 모래를 강한 압력으로 뿌려 돌에 묻은 물감을 어느 정도 걷어 냅니다.
이후 레이저로 표면을 미세하게 태워 남아있는 흔적들을 지웁니다.
마지막으로 복원용 재료에 물감을 섞어 주변 돌과 비슷한 색깔로 칠합니다.
문제는 이번주 내내 찾아올 강추위입니다.
한파로 작업속도가 더뎌지고 장비도 고장나기 일쑤입니다.
[정소영/국립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장 : 기온이 너무 낮다 보니까 컴프레서(공기 압축기)들이 자꾸 얼고 작동을 안 하는 부분이 있어서 녹여가면서 작업을 해야 하고…]
모방범죄로 훼손된 부분이 늘어 복원기간은 처음 예상했던 일주일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복구를 위한 장비 사용료만 2000만원 넘게 들어갈 정도로 경제적 손실도 큽니다.
문화재청은 용의자들이 잡히면 복원비용을 청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고정주/경복궁 관리소장 : CCTV를 확대(하고) 추가 설치할 계획이고요, 외곽 순찰 강화를 위해서 인력보강을 추가로 할 예정입니다.]
하찮은 낙서라도 문화재 훼손엔 1분도 걸리지 않지만 복원에는 훨씬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듭니다.
[영상디자인 황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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