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올해 5번째 ICBM 발사
북한이 18일 고체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발사했다. 전날 밤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지 약 10시간 만에 단행한 군사 도발이다. 미 핵추진 잠수함 미주리함(SSN-780)의 국내 입항과 한·미 핵협의그룹(NCG) 논의 결과에 대한 고강도 반발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이날 “군은 오늘 오전 8시24분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며 “탄도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했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북한이 쏜 미사일이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ICBM, 즉 화성-18형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5번째 ICBM 발사로 한 해 기준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화성-18형의 성능이 지난 7월12일 시험 발사 당시에 비해 개선됐을지 주목된다. 당시 북한은 미사일이 정점 고도 6648.4㎞, 비행 거리 1001.2㎞, 비행 시간 74분51초를 기록했다며 “신기록을 확증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NHK 방송 등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미사일이 73분간 1000㎞를 비행했고 고도 6000㎞ 이상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고체연료 ICBM은 액체연료보다 운반과 투입이 쉽고 연료를 장기간 투입한 상태로 대기할 수 있어 사전 탐지가 까다롭다.
북한의 도발은 미국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강화하는 것에 대한 반발성으로 보인다. 북한은 전날 밤 10시38분쯤 동해상으로 SRBM 1발을 발사했다. 같은 날 미주리함이 입항한 부산과 평양 순안 사이의 직선 거리는 SRBM 비행거리(약 570㎞)와 비슷한 약 550㎞다. 북한이 미사일을 남쪽으로 발사하면 미주리함을 타격할 수 있다는 위협을 가한 셈이다.
그로부터 약 10시간 뒤 ICBM을 발사한 것은 지난 15일(현지시간) NCG 2차 회의가 열린 미국 본토를 겨냥한 경고성 메시지로 분석된다. 고각으로 발사해 1000㎞를 날아간 미사일은 정각으로 발사하면 최장 사거리가 1만500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 본토 전역이 사정권에 든다.
앞서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전날 밤 SRBM 발사 뒤 담화를 내고 NCG 회의 결과에 대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기정사실화하고 그 실행을 위한 작전 절차를 실전 분위기 속에서 검토하려는 로골적(노골적)인 핵대결 선언으로 된다”고 비난했다. 한·미는 NCG 2차 회의에서 내년 한·미 연합훈련 을지자유의방패(UFS)에 핵 작전 시나리오를 포함하기로 했다.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조치와 북한의 고강도 도발은 당분간 연쇄적으로 점증할 가능성이 있다.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은 NCG 회의 후 워싱턴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북한 ICBM 발사 시) 한·미 간 필요한 조치, 한국과 미국이 각자 할 수 있는 조치, 한·미·일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조치를 (NCG에서) 함께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미·일, 북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 임석해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굳건하게 유지하고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를 활용해 한·미·일의 공동 대응을 적극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이승오 합참 작전부장은 성명을 내고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음을 다시 한번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MBN에 출연해 ‘김정은 위원장이 가장 두려워한다는 참수작전 훈련이나 전략자산 추가 전개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공개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두 가지 다 옵션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새슬·유설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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