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터칼’에 협박당했는데…분리 조치는 ‘반쪽’
[KBS 춘천] [앵커]
올 초,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직원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직원 한 명이 커터칼로 다른 직원을 협박하기까지 했는데요.
사건의 피해자는 자신을 협박한 직원과 완전히 분리되지 않아 수 개월 동안 고통받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유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올해 1월, 춘천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입니다.
남성 두 명이 이야기를 나누다가, 몸 싸움을 벌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한 남성이 서랍에서 커터칼을 꺼내 위협합니다.
업무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피해자/음성변조 : "큰일이 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저도 실질적으로 목숨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커터칼로 동료를 위협한 김 모 씨는 특수협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피해자는 김씨의 전보나 면직 등 분리를 병원측에 수차례 요구했지만, 8달 이상 김씨를 계속 봐야 했습니다.
병원 측이 다른 근무조로 편성하기는 했지만, 3교대 업무 때문에 교대 시간 등에 마주치게 된 겁니다.
여기에 내년에는 같은 근무조에 편성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고 주장합니다.
[피해자/음성변조 : "직접 구두로 이제 올해까지만 이 근무조 편성을 지향하고 내년부터는 ○○이(김 씨)랑 같이 근무를 하셔야 된다고 통보를 했습니다."]
병원 측은 사건 직후,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했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피해자가 요구한 면직은 대법원 판결이 나와야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병원의 조치는 피해자를 사실상 방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미소/노무사 : "단 몇 개월만 분리해주고 다시 가해자와 같은 장소에서 일하게 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또 다른 피해가 예상되고, 사업주는 보호조치나 나아가 2차 피해를 방조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는 병원의 조치에 항의하며 퇴직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김남범
이유진 기자 (newjean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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