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탈출 사건 또 발생...사육 금지법은 국회 계류 중
[앵커]
충남 당진에서 개인이 사육하던 곰이 탈출해 사살된 일이 또 발생했습니다.
노후화한 시설을 뜯어내고 탈출했던 거로 조사됐는데요.
곰 사육 금지 법제화가 추진되고 있지만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된 상태에서 탈출 사건은 계속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상곤 기자입니다.
[기자]
경찰과 소방관들이 손전등을 비춰가며 곰 사육 농장으로 향합니다.
잠시 뒤 우리 밖에 있던 무게 100kg짜리 반달가슴곰이 엽사가 쏜 총에 맞아 죽었습니다.
농장 안에서 2시간 만에 사살된 곰은 이곳 사육장 바닥을 뜯어내고 탈출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곰이 농장주에게 달려드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농장에서는 90마리 넘는 곰이 사육되고 있었는데, 낡은 사육장 곳곳이 녹슬거나 부식된 상태로 조사됐습니다.
[김순기 / 인근 마을 주민 : (곰이) 또 탈출을 언제 할지 모르잖아요. 지금 (농장이) 오래돼서 이게 탈출을 했으니까 위험한 상태거든요. 우리는 불안해서 못 살죠.]
지난해 12월 울산의 한 무허가 농장에서 키우던 곰들이 탈출해 농장 부부가 숨지는 등 곰 탈출 사건은 흔치 않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웅담 채취용과 전시·관람용 등 전국에 있는 곰 사육 농가는 21곳.
환경부가 오는 2026년부터 곰 사육을 금지하겠다는 계획에 모두 동의한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시설이 열악한 9개 농장에 보수비 5천4백만 원을 긴급 지원했습니다.
이번에 사건이 발생한 농장 주인은 지원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곰이 탈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곰 사육 농장주 : 농가마다 나눠서 썼는데 그거 가지고 수리비는 턱도 없어요. 용접을 거의 매일 매일 하죠. 안전하게 시설을 하려면 좀 추가로 더 보강해야 하지 않겠나….]
곰 사육을 금지하고, 이에 응한 농가들을 지원하는 법안은 지난 5월 국회에 발의됐지만, 아직 법사위에 계류 중입니다.
[정환진 / 환경부 생물다양성과장 : 곰 사육 금지에 관한 법을 이제 국회에서 통과하는 작업을 하고 있고요. 저희가 한번 또 전체적으로 사육 곰에 대해서는 조사를 좀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지난 8월에는 경북 고령의 한 농장에서 암사자 한 마리가 우리를 탈출해 사살됐습니다.
동물보호단체는 곰 등 대형 야생 동물의 사육 현황을 파악하고 시설 기준에 대한 법적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YTN 이상곤입니다.
촬영기자 : 장영한
YTN 이상곤 (sklee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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