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협박 가해자와 한솥밥…"합의 종용에 불안"

[앵커]

올해 초 강원도 춘천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한 남성이 동료와 말다툼하다 흉기로 협박을 당하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법원의 유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병원 측이 가해자와 피해자를 한 공간에 근무하도록 하는 등 사후 대처가 미온적이란 지적입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사무실 안에서 두 남성이 말다툼을 벌입니다.

언성이 높아지나 싶더니 순식간에 몸싸움으로 번졌고, 벽으로 상대를 밀치던 한 남성의 손에는 문구용 '커터칼'이 들려 있습니다.

지난 1월 강원도 춘천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생한 이 일로 피해자 20대 A씨는 가해자인 40대 B씨를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특수협박 혐의로 법정에 선 B씨는 원심과 항소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병원 측의 이후 대처는 미온적이었습니다.

병원은 "두 사람 모두에게 문제가 있다"고 보고 각각 직위해제 1개월에 A씨에게 감봉 1개월, B씨에게는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복직 이후에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매일 마주쳐야 했고, 그나마 내년부터는 2인 1조로 함께 근무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가해자와 병원 측에서 원만한 합의를 종용해 피해자는 심리적 불안마저 주장하고 있습니다.

< A씨 / 흉기 협박 피해자> "저를 CCTV가 보이지 않는 공간에 데려가서 합의를 종용하는데 되게 강압적인 태도로 왜 합의하지 않느냐고 저한테 따져 물었을 때 저는 거기에 대해 두려움도 많이 느꼈고…."

해당 병원의 규정상 금고 이상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은 임용이 불가능하고 파면도 가능한 상황.

<해당 병원 관계자> "규정상 형이 확정된 상황이 아닌 상고한 상황이어서 이거는 그래서 진행이 되지 않은 겁니다."

병원 측은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있기 전까지 피해자와 가해자가 마주치지 않도록 근무를 조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idealtype@y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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