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법정서 눈물 "아들에 '셀프 수여' 반성...남편 관여 안해"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2.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와 관련해 법정에서 첫 피고인 신문에 임했다.

정 전 교수는 입시비리 혐의를 부인하면서 아들 조원씨의 수료증이나 상장이 '셀프 수여'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점은 반성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국 전 장관은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정 전 교수는 18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김우수 김진하 이인수)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의 항소심 공판에 출석해 앉아 이같이 증언했다. 정 전 교수가 피고인 신문에 응한 것은 2019년 9월 검찰이 기소한 후 처음이다.

정 전 교수는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겠다는 생각으로 정직하고 진실하게 이야기해보려 피고인 신문을 자청했다"며 "우리 가족은 다 잃었고 다 내려놨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 조원 씨에 대해 "늘 마음속에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아들이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들었다며 "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 어떡하나 살리는 데 주력하며 24시간 관리해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그는 이어 "아이가 극단적인 선택을 안 하도록 막는 것과 미국 대학 진학을 돕는 두 가지를 고민했다. 제가 영어영문학 박사 학위자라 아이를 데리고 있으면서 공부를 시키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정 전 교수는 조원씨를 동양대 방학 프로그램에 참여시키고 수료증과 상장 등을 수여한 것과 관련 "수료증 발행은 격려 차원이었고 생활기록부에 기록되거나 평가받는 것은 아니다"며 "동기를 부여하겠다는 마음으로 1기도 아닌 2기에 줬는데 지금 와 생각하면 이런 일을 왜 해서 이렇게 가족 모두를 고생시키나 하는 생각에 후회가 막심하다.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봉사활동 확인서 발급 등에 대해서도 "직접 한 게 아니면 못 끊어주니 내가 보는 한 양심껏 끊었는데 이제와 보니 이것도 '셀프 확인서' 오해의 가능성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세상물정 모르며 남에 대한 배려가 없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했다.

자녀 입시비리에 대한 조 전 장관의 관여는 전면 부인했다.

그는 '조원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활동 예정증명서에 조 전 장관이 관여했느냐'는 질문에 "내가 담당 교수에게 발급 요청을 해 직접 받아왔다. 남편은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또 "남편은 한국 남자 중에서도 아이들 교육에 관심 없는 아빠 중 하나다. 부산 남자라 대화를 많이 하는 스타일도 아니다"며 "저 사람(조 전 장관이)이 관여했으면 제 인생이 그렇게 힘들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조 전 장관과 공동피고인으로 기소된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반부패 비서관에 대해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백 전 비서관과 박 전 비서관에 대해 1심과 동일하게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백 전 비서관에게 징역 10개월, 박 전 비서관에게는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박다영 기자 allzer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