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조국, 양육에 관심 없는 남편…셀프 스펙이라 생각 못해"

자녀입시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2019년 9월 자녀 입시 비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래 처음으로 피고인 신문에 응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 전 교수는 아들 조원 씨의 수료증이나 상장은 실제 활동에 기반을 두고 있어 위조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고법 형사 13부는 오늘(18일) 공판을 열어 정 전 교수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습니다.

정 전 교수는 휠체어에 앉아 "뭔가를 회복시키려고 한다기보다는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겠다는 생각으로 정직하고 진실하게 이야기해 보려 피고인 신문을 자청했다"며 "우리 가족은 다 잃었고 다 내려놨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아들 조 씨에 대해 "늘 마음속에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 있다"며 특히 조 씨가 고등학교 재학 시절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을 당시 "뒷통수를 세게 맞은 것 같았다. 극단적 선택을 막으려면 제가 24시간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조 씨를 동양대 방학 프로그램에 실제로 참여시키고 격려 차원에서 수료증과 상장, 봉사활동 확인서 등을 발급했던 것일 뿐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고도 했습니다.

정 전 교수는 "수형 생활 중 깨달은 게 ‘셀프 상장으로 보일 수 있구나, 나는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오만하고 세상 물정을 모르며 남에 대한 배려가 없었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지금 생각하면 내가 이런 일을 왜 해서 재판 받고 가족 모두 고생시키나 반성을 많이 한다"고 말했습니다.

조 씨의 출결 상황 허위 인정과 관련한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아이가 이상한 생각을 하지 않게 하는 게 제일 중요했고 아들이 꿇어도(유급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해 출석에 대해 크게 생각을 안 했다"며 "학교도 사정이 있으면 인정해 주는 너그러운 학교였으며 미국 대학은 생활기록부상 출결을 요구하지도 않았다"고 부인했습니다.

1심에서 허위로 인정된 아들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활동 예정 증명서에 대해선 "아들을 아빠 연구실 한쪽 구석에 앉히면 잡생각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고 인턴십 결과물도 있었다"며 "내가 담당 교수에게 발급 요청을 해 직접 받아왔으며 남편은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 전 교수는 남편인 조 전 장관에 대해 "한국 남자 중에서도 가장 아이들 교육에 관심 없는 아빠 중 하나로 부산 남자라 대화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며 "원칙주의자로, 제가 거의 협박을 해야지 도와달라는 것을 도와주는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조 전 장관은 1심에서 자녀 입시비리와 유재수 감찰 무마 혐의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으며, 항소심 최종 선고는 내년 2월에 이뤄질 전망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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