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은 FA 시장, 손발 묶인 구단들...샐러리캡이 도대체 뭐길래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꽁꽁 얼어붙은 FA 시장,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걸까
2023 KBO리그는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하며 끝났다. 내년 3월까지 당분간 야구 경기를 볼 수는 없지만 경기만큼이나 재미있는 스토브리그는 야구팬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킨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스토브리그가 진짜 재미있는 시기라며 각 팀의 전력보강 소식에 귀 기울이고 있다.
지난 2차 드래프트에서도 그랬다. 전력 보강에 성공한 구단과 프랜차이즈 스타를 잃은 구단은 이미 야구팬들 사이에서 많은 화제가 되었고 후폭풍도 거셌다. 그리고 FA(자유계약선수) 선수들의 계약 소식이 들릴 때마다 화제가 되고 있다.
현재 굵직한 FA 선수들의 계약은 대부분 마무리되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던 안치홍(33)이 4+2년 최대 72억원(4년간 보장 47억원, 옵션 8억원 등 총액 55억원, 2년 후 계약 연장 시 2년간 보장 13억원과 옵션 4억원 등 총액 17억원)에 한화 이글스로 팀을 옮겼고, KT 위즈의 마무리 투수 김재윤(33)이 4년, 계약금 20억원, 연봉 합계 28억원, 인센티브 합계 10억원 등 최대 총액 58억원의 조건으로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팀을 옮긴 선수는 이 두 선수뿐이다. 계약을 마친 나머지 선수들은 소속팀에 잔류했다.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37)가 4년, 보장 금액은 40억원, 인센티브 7억원 등 최대 47억원에 잔류했고, 두산 베어스 양석환(32)이 4+2년 최대 78억원(계약금 20억원, 연봉 총액 39억원, 인센티브 6억원, 4년 후 계약 연장 시 2년 13억원)에 잔류했다. 그리고 KIA 고종욱도 2년 총액 5억원에 잔류했다.
아직 김선빈(KIA), 임찬규(LG), 함덕주(LG), 홍건희(두산), 주권(KT), 이지영(키움) 등 팀 전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들이 시장에 남아있지만 지난달 29일 양석환 계약 이후 20일 동안 FA 시장은 냉기만이 흐리고 있다. FA 시장의 역대급 찬바람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그중 샐러리캡이 가장 큰 이유다. 구단은 FA 쇼핑을 하고 싶어도 샐러리캡 때문에 과감히 움직이지 못한다.
KBO리그 샐러리캡은 선수 독점 방지, 전력 상향 평준화 등을 이유로 2023시즌을 앞두고 도입됐다. 샐러리캡은 2021년, 2022년 외국인 선수와 신인 선수를 제외한 각 구단의 소속 선수 중 연봉 상위 40명의 금액을 합산한 구단의 연평균 금액의 120%를 기준점으로 잡았는데 이 금액이 총 114억2638만원이다. 이 상한액은 2025시즌까지 적용된다.
하지만 문제는 상당수 구단이 이미 샐러리캡 상한선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몇몇 구단은 샐러리캡 1회 위반을 감수하고 내부 FA 잔류 계획을 세웠다. 처음 샐러리캡을 지키지 못하면 초과액 50%를 제재금으로 내지만 감수하겠다는 게 구단의 입장이다.
하지만 2회와 3회 위반시에는 각각 100%와 150%의 제재금과 신인 1라운드 지명이 9단계 하락한다. 사실상 1라운드 지명을 하지 못한다. 미래지원 확보 차원에서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 하락 페널티는 타격이 크다.
그래서 외부 FA 영입까지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샐러리캡을 맞추려면 기존 고액 연봉자들을 내보내야한다. 구단들의 고액 연봉자 밀어내기는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서 확실히 보여줬다. 최주환(6억5000만원, 키움) 우규민(2억5000만원, KT) 김강민(1억6000만원, 한화)이 그랬다.
샐러리캡 때문에 FA 시장에서 철수하는 팀들이 많아지자, 현재 남아있는 시장에 남아있는 선수들은 원소속팀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FA 시장의 키를 구단이 쥐고 있다.
아마 내년이면 거의 모든 구단이 샐러리캡을 채우게 될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샐러리캡에 관해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올겨울 FA 시장을 얼어 붙게 한 샐러리캡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FA 계약을 앞두고 있는 김선빈, 임찬규, 함덕주, 홍건희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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