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과 다른 수술 받고 상무 입대…건강해져야 할 132억 에이스, 시선은 2025년 후반기로 향한다
[OSEN=조형래 기자] 조용히 떠났다. 이제는 건강해져 돌아올 일만 남았다.
NC 다이노스의 좌완 에이스 구창모(26)가 결국 수술한 팔을 안고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했다. 구창모는 18일, 투수 조민석 포수 박성재, 내야수 오태양, 외야수 오장한 등과 함께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했다. 이들의 예상 전역일은 2025년 6월17일이다.
1년 반 가량 팀을 떠나 있게 된다. 그리고 상무에서 몸을 잘 관리한다면 2025년 후반기에는 복귀할 수 있다.
5명의 선수가 입대하지만 NC 입장에서 가장 신경 쓰이고 관심이 갈 선수는 단연 구창모다. 구창모는 이제 에이스에서 어느덧 아픈손가락이 되어가고 있다. 2020년 15경기 9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1.74의 정규시즌 성적을 거뒀다. 2020년 전반기를 압도했던 에이스로 NC의 선두질주를 이끌었다. 후반기에는 전완부 척골 피로골절 증세로 대부분을 결장했지만 한국시리즈에 돌아와서 2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1.38의 성적을 거두며 NC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아이러니하지만 2020년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이후 커리어를 꼬이게 만들었다. 후반기의 부상은 이후 구창모를 늪으로 이끌었다. 이미 구창모는 허리, 등, 햄스트링, 내복사근 등 다양한 부상에 시달렸다. 그러다 2020년 잠재력을 완전히 터뜨리는 듯 했는데 부상이 찾아왔다.
2020년 전반기의 퍼포먼스가 워낙 강렬했기에 이후 기대치가 높아졌다. 한국시리즈에 돌아와서 건강하게 던지는 모습을 보면서 2021년은 구창모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런데 구창모의 피로골절이 완전히 낫지 않았다. 세포들 자체가 더 이상 생성되지 않아서 자연치유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결국 척골 판고정술 수술을 받았다. 국내 야구 선수로서는 첫 번째 사례였다. 골반의 뼈세포를 피로골절 부위에 이식하고 판을 고정시키는 수술이었다. 2021년은 완전히 재활에만 몰두했다.
구창모는 착실하게 재활했고 2022년 5월부터 복귀해서 19경기 111⅔이닝 11승5패 평균자책점 2.10의 기록으로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시즌의 절반 가량만 소화했지만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고 19경기 중 11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의 피칭을 펼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건강한 구창모’라는 모두의 과제가 2023년에 비로소 이뤄지는 듯 했다.
NC는 건강해진 구창모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 6+1년 최대 132억 원이라는 초대형 비FA 다년계약을 제안하며 계약을 이끌어 냈다. 계약은 2023년 국제대회 성적에 따라 FA 자격 취득 기간이 달라지는 것을 고려해 두 가지 경우로 나눴다. 2024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는다면 계약기간은 2023년부터 2028년까지 6년으로 연봉 90억 원, 인센티브 35억 원으로 총액 125억 원 규모가 된다. 만약 2024시즌이 끝나고 FA가 안 될 경우에는 계약기간은 6+1년으로 2029년까지가 된다. 6년 보장 연봉 88억 원, 인센티브 및 7년차 계약 실행 조건을 포함하면 총액 132억 원까지 늘어나는 조건이었다. 군 입대시에는 기간만큼 계약기간을 연장하는 조항까지 포함됐다. 구창모는 더 이상 ‘유리몸’이라는 칭호를 듣지 않고 건강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싶었다. 더더욱 의욕을 갖게 하는 대형 계약이었다.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차출됐지만 컨디션이 빠르게 올라오지 못하며 기여하지 못했다. 그러나 정규시즌은 정상적으로 등판했다. 2020년 이후 처음으로 개막 로테이션에 포함됐다. 첫 2경기에서는 모두 5이닝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4월15일 인천 SSG전에서 8⅔이닝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치며 부활했다. 그러다 5월 17일 SSG전(5이닝 1실점) 이후 어깨와 팔꿈치 피로누적으로 컨디션 조절에 들어갔다. 그런데 복귀전이던 6월2일 잠실 LG전에서 왼팔 전완부 근육 미세손상을 당했다. 이후 2021년 수술 부위인 척골에 피로골절이 또 다시 발견이 되면서 복귀가 미뤄졌다.
구창모와 구단 모두 비상이 걸렸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명단에 발탁됐지만 부상 회복이 더뎌지며 복귀가 늦어졌다. 구창모는 의욕적으로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고 복귀를 서둘렀다. 구창모는 9월 초부터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 올렸고 9월22일부터 1군 경기에 불펜으로 등판했다. 아시안게임 전까지 선발 투수로 빌드업을 해나가려고 했지만 과욕이었다.
선발로 검증이 안 된 구창모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하는 것은 무리였고 최종 명단에서는 결국 낙마했다. 이후 9월27일 창원 KIA전 탈이 났다. 복귀를 서두른 게 패착이었다. 불펜으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3이닝 째에 손이 떨리면서 공을 던질 수 없는 통증이 생겼다.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구창모는 얼굴을 감싸쥐었다. 심상치 않은 상황을 모두가 알 수 있었고 피로골절 재발 판정을 받았다. 2021년 수술 당시에 판을 삽입했던 곳 주위로 다시 피로골절이 생겼다. 이후 일본을 오가면서 총 6군데의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고 여러 수술 케이스를 확인했다. 10월 18일 재수술을 받았다. 2년 전인 2021년 받았던 수술과는 다른 방식으로 알려졌다.
이제는 상무에 입대한 뒤 건강하게 재활을 해야 할 일만 남았다. 2021년의 사례를 생각하면 2024시즌은 상무에서 재활만 할 가능성이 높다. 2021년 7월 수술을 받았고 2022년 5월 복귀까지 약 10달이 소모됐다.
구창모로서는 승부의 전쟁터인 1군과 완전히 떨어진 곳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시간이 생겼다. 그러나 상무에서 마냥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 2024년까지 순조롭게 재활을 한 뒤 2025년부터 상무에서 공을 던지기 시작해 후반기에 복귀해서 힘을 보태는 게 구창모와 NC가 바라는 바다. 구창모 커리어의 진정한 분수령이다. 이제 구창모의 시간은 2025년 후반기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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