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할게 없어서 이런 짓을”…‘경복궁 낙서’ 모방범에 범행 이유 물으니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쪽문 경복궁 담벼락 앞에서 전날 누군가가 스프레이로 쓴 낙서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낙서를 해 문화재를 훼손한 모방범행 용의자가 붙잡혔다. 범죄 행위를 저지른 지 하루 만에 자수했지만, 범행 동기와 자진 출석 이유 등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18일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5분께 경복궁 담벼락에 길이 3ｍ·높이 1.8ｍ 가량의 스프레이 낙서를 남긴 A씨(20대·남)가 자진 출석했다. A씨는 경찰 조사를 받고 오후 5시 50분께 귀가했다.

A씨는 이미 낙서로 훼손돼 문화재청이 복구 작업 중인 영추문 좌측 담벼락에 새로운 낙서를 남겨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붉은색 스프레이로 좋아하는 가수와 앨범 이름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6일 새벽에도 경복궁 담벼락에 공짜 영화를 볼 수 있다는 문구와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가 스프레이로 새겨진 바 있다. 경찰은 용의자를 남자 1명과 여자 1명으로 파악했다.

이에 경찰이 경복궁 주변 순찰 근무를 강화했지만 또다시 모방범행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일어난 셈이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구체적 범행 경위와 공범 여부, 첫 번째 낙서 사건과의 관련성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A씨는 ‘자진 출석한 이유를 알려 달라’, ‘범행 동기가 무엇이냐’, ‘첫 번째 낙서를 보고 따라 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느냐’ 등 취재진이 던진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