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위에 올라탄 하림… 해운업 경쟁 격화 버틸까

박정엽 기자 2023. 12. 18.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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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국내 최대 원양 컨테이너선사 HMM 경영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팬오션·JKL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향후 세부 계약 조건을 협상한 뒤 내년 상반기 중으로 하림측의 HMM 인수가 성사되면, 한국 해운업계는 국내 1위 컨테이너선사와 국내 1위 벌크선(석탄, 시멘트 등 포장하지 않은 건화물을 그대로 적재하는 선박)사가 한지붕 아래 있는 형태로 재편된다.

경기둔화와 컨테이너선 공급과잉에 따른 해운업계 불황기를 버텨내는 것은 HMM의 방향타를 잡은 하림그룹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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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크선 ‘팬오션’과 시너지 기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국내 최대 원양 컨테이너선사 HMM 경영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팬오션·JKL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향후 세부 계약 조건을 협상한 뒤 내년 상반기 중으로 하림측의 HMM 인수가 성사되면, 한국 해운업계는 국내 1위 컨테이너선사와 국내 1위 벌크선(석탄, 시멘트 등 포장하지 않은 건화물을 그대로 적재하는 선박)사가 한지붕 아래 있는 형태로 재편된다.

하림은 HMM 인수 시 시너지 요인으로 벌크선 사업 경험을 꼽아왔다. 그러면서 국내 1위인 팬오션을 인수 주체로 앞세웠다. 팬오션은 올해 6월말 기준 301척의 선대를 갖춘 만큼 HMM을 인수하면 영업망이나 글로벌 해운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선박 연료 등 유지 관리 분야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을 시너지 효과로 기대했다.

HMM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 HMM 제공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이 서로 다른 시장인 만큼 각 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도 기대한다. 글로벌 해운사들은 벌크선 사업과 컨테이너선 사업을 함께 운영하며 시황 변동성을 완화하려 한다. HMM도 현대상선 시절인 2001년말 컨테이너선 사업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8.3%에 그쳤다. 나머지는 자동차 수송(21.4%), 원유·LNG 등 탱커(15.1%), 곡물 등 건화물(10.9%), 석탄·철광석 등 전용선(2.3%) 등이 채웠다.

그러나 2002년과 2014년에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자동차 수송 사업부(유코카캐리어스)와 탱커 사업부(현대LNG해운)를 차례로 분리 매각해 컨테이너선 중심의 해운사가 됐다. 지난해 기준 HMM은 매출액의 93.1%(17조3050억원)를 컨테이너선 사업에서 일으켰다. 벌크선 사업 매출은 5.9%(1조948억원)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팬오션의 벌크선 사업 매출은 4조8238억원이다. 두 회사의 매출 구조를 단순 합산하면 컨테이너선 사업과 벌크선 사업 비중은 3대 1 수준으로 개선된다.

경기둔화와 컨테이너선 공급과잉에 따른 해운업계 불황기를 버텨내는 것은 HMM의 방향타를 잡은 하림그룹의 과제다. 세계최대 해운동맹 2M(MSC와 머스크) 붕괴에 따른 무한경쟁이라는 거대한 파도도 다가오고 있다.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해 내내 20피트(ft) 컨테이너(TEU)당 1000달러를 쉽게 넘지 못하고 있다. 1TEU당 1000달러는 해운업계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진다. HMM 실적이 좋았던 지난해 초에는 SCFI가 1TEU당 5000달러였다. 이에 올해 3분기 HMM의 영업이익은 75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2조6004억원 대비 97% 감소했다. 또다른 글로벌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Maersk), 이스라엘 짐 라인(ZIM LINE), 대만 완하이(Wan Hai) 등은 적자로 전환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초 점유율 기준 세계 1, 2위인 스위스 MSC와 덴마크 머스크(Maersk)가 구성한 해운동맹 2M의 2025년 해체가 확정됐다. 2M, 오션 얼라이언스(OCEAN Alliance),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등 3개 동맹으로 이뤄지던 균형이 깨지면 업계 경쟁이 더 심해지고 운임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높은 인수 비용 마련도 과제다. 약 6조4000억원의 높은 인수가를 부담했음에도 하림측이 활용할 수 있는 HMM의 배당 규모는 제한적이다. 하림 측은 산업은행 등에 영구채의 주식 전환을 3년간 유예해달라고 요청해 논란이 일었다. 매각 측이 HMM의 배당을 3년간 포기하라는 것이다. 하림 측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지체되자 요구사항을 철회하고, JKL파트너스와 함께 유가증권 매각과 영구채 발행, 선박 매각 등으로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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