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반도체 육성 최적지…대전시 생태계 조성 시동

팹리스파크 조성·연구개발 지원 등 추진계획 수립
무기체계 반도체 99% 해외 의존…산업 육성 박차

대전시와 방위사업청은 18일 대전시청 3층 세미나실에서 '국방반도체 발전토론회'를 열었다. 사진=김영태 기자

해외의존도가 높은 무기체계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를 위한 전용 팹(제조 공장)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과학도시 대전이 '팹리스파크' 조성 등 대전형 국방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을 수립, 역량 결집에 나섰다.

방위사업청과 대전시는 18일 대전시청 세미나실에서 '국방 반도체 발전 토론회'를 열었다. 양 기관이 공동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지난 8월 '국방AI 및 반도체 발전 포럼'에 이어 두 번째다.

어윤성 한국국방기술학회 교수는 "국가 무기체계에 사용되는 반도체의 약 99%가 해외에서 수입되고 있다"며 "다품종 소량 생산 체계로 인한 수익성 부족으로 민간기업이 자발적으로 진입하기 어려운 만큼, 국방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미국처럼 국가가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어 교수는 타 국가 대비 낙후된 국내 국방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선 관련 제반업무를 전담하는 별도의 기관이 신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방기술 기획·관리는 국방기술진흥연구소, 개발은 국방과학연구소(ADD), 품질보증·시험평가는 국방기술품질원 등으로 조직이 분산돼 있다.

현 구조로는 업무 수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가칭) 국방반도체산업 육성법을 제정하고, 전담기관 설치나 전용팹 운영 지원 등의 세부 조항도 구성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대전시는 이 같은 국방반도체 육성 필요성에 발맞춰 시 차원의 생태계 조성 방안을 제시했다.

대전은 방위사업청과 ADD, 나노종합기술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등 R&D와 연구 인력이 집적된 국방반도체 육성 최적지로 꼽힌다. 올해 나노반도체 국가산단 후보지로 선정된 데 이어, KAIST 반도체공학·인공지능반도체·양자대학원, 충남대 반도체공동연구소·반도체특성화대학, 한밭대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등을 유치하며 반도체 전문인재 양성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시는 이를 발판삼아 내년부터 반도체 4대 전략 12대 중점과제를 추진, 국방 팹리스 지원센터와 팹리스파크를 구축하고 파운드리·R&D 등을 지원키로 가닥을 잡았다. 유성구 도룡동이나 서구 월평동 일대에 200억 원을 투입해 센터를 구축하고, 반도체 인력 양성과 기업 입주 공간, 설계 검증, 시양산 등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방반도체 육성 방안 조례도 제정한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산업·무기체계 전반에 반도체가 확산되면서 국방반도체의 안보적 중요성도 급부상했다"며 "방사청과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국방과학기술 강군 육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은 "정책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이른 시일 내 국방반도체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대전시 등과 적극 협조해 국방반도체 분야가 반도체 초격차 확보의 선두주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