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잔류는 확실한데...' 감감무소식 FA 오승환, '백의종군' 추신수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김용 2023. 12. 18.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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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의 '백의종군'을 지켜본 오승환.

KBO리그 '살아있는 전설' 오승환.

FA C등급이라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지만, 삼성 야구의 상징인데다, 내년이면 42세가 되는 오승환을 데려간다는 건 다른 팀들에 매우 큰 부담이다.

그런 오승환에게 삼성은 보장 금액 14억원에 신 연봉제에 따른 옵션을 챙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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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추신수의 '백의종군'을 지켜본 오승환. 그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KBO리그 '살아있는 전설' 오승환. 올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FA) 신분이 됐다. 하지만 그가 삼성이 아닌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서는 모습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일본, 미국 등 해외리그에서 뛸 때를 제외하고 그는 늘 '라첸카세이브어스'가 울려 퍼지는 삼성 마운드 뒷문을 지켜왔다.

실제 오승환이 삼성을 떠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 FA C등급이라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지만, 삼성 야구의 상징인데다, 내년이면 42세가 되는 오승환을 데려간다는 건 다른 팀들에 매우 큰 부담이다.

그런데 왜 양측의 합의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 걸까.

이미 오승환과 삼성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삼성도 나이를 떠나 오승환을 여전히 필수 전력으로 분류하고 있다. 오승환 역시 현역으로 더 뛰기를 원한다. 물론 삼성을 떠날 마음이 없다.

그런데도 계약 발표가 나지 않는 다는 건 양측에 이견이 있다는 것이다. 프로 세계에서 최종 계약에 합의하기까지 여러 요소들이 고려되겠지만, 결국 선수가 원하는 조건과 구단이 해줄 수 있는 대우 간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추측해 볼 수 있다.

오승환은 올 시즌을 앞두고 지난 시즌 부진을 이유로 연봉 백지위임을 선언했다.

그런 오승환에게 삼성은 보장 금액 14억원에 신 연봉제에 따른 옵션을 챙겨줬다. 섭섭치 않은 대우. 2020 시즌을 앞두고 복귀한 이후 줄곧 10억원 중후반대 연봉으로 최고 마무리 자존심을 세워줬다.

세월이 흐르고 있다.

천하의 오승환도 전성기에 비해 구위가 살짝 떨어졌다. 반등했지만 시즌 중 마무리 자리를 잠시 잃기도 했다.

삼성은 오프시즌에 리그 최고 마무리 중 한 명인 김재윤을 총액 58억원을 들여 영입했다. 마무리 오승환으로선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영입이었다. 자칫 마무리 자리를 보장받기 힘들어질 수 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마무리 투수를 거액을 들여 영입한 상황.

삼성이 오승환에게 계속 최고 대우를 해주기는 쉽지 않다. 기간, 금액 모두 마찬가지다. 샐러리캡도 무시하지 못할 변수다. 삼성은 팀 성적은 안 좋지만, 연봉 지출은 상위권이다. 베테랑들의 몸값을 줄여야 한다는 어려운 숙제를 안고 있다. 우규민(KT)을 2차드래프트 보호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도 그 일환이다.

그런 가운데 추신수의 결단 소식이 전해졌다. 1982년생 동갑내기 친구 사이. 메이저리그를 평정했던 최고 스타 출신 추신수 역시 팀의 세대교체 기조와 샐러리캡 후폭풍 속에 은퇴 기로에 섰다.

실제 또 한 명은 동갑 친구인 김강민이 2차드래프트를 통해 한화 이글스로 떠나는 모습도 지켜봐야 했다.

그런 가운데 추신수가 3000만원 최저 연봉에 1년을 더 뛰기로 했다. 그 3000만원도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 돈이 아닌, 선수로 1년만 더 뛰고 싶다는 간절함이 느껴지는 결단이었다.

팀도 다르고, 타자-투수 포지션도 다르며, 자신이 생각하는 몸 상태와 야구에 대한 가치관이 다를 수 있지만 동년배 친구 오승환으로선 남의 이야기 처럼 지나칠 수 없는 소식이었다. 오승환이 추신수처럼 최저 연봉만 받고 뛰어야 한다는 건 당연히 절대 아니다.

프로 선수는 실력만 있다면, 나이에 관계 없이 현재 실력과 가치에 걸맞는 충분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다만, 샐러리캡의 압박과 미래 비전 속에 구단은 오승환 계약 뿐 아니라 거시적인 안목에서 구단 운영을 해야 한다. 양 측이 그 사이에서 합리적 금액과 기간이란 접점을 잘 찾아내야 한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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