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노력은커녕… 이낙연 신당 ‘조리돌림’ 방관하는 이재명

김승환 2023. 12. 1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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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이낙연 신당' 저지를 위한 실력 행사에 나선 모습이다.

원내에선 신당 창당 만류를 위한 연판장을 돌리고 있고, 원외에선 친명(친이재명)계 모임이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헛된 정치적 욕망으로 민주당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 있다"며 날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친명계 원외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대표를 향해 "헛된 정치적 욕망으로 자신의 역사와 민주당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 선후배, 동지들에게 깊은 상처를 안겨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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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 원외모임 “헛된 정치적 욕망”
‘반대 연판장’엔 의원 115명 서명
野, 명낙회동도 “추진” 원론 답변
비명은 “통합비대위 전환이 해법”
이재명, 김부겸 前 총리 만나
“모두 함께 힘 합치도록 최선”

더불어민주당이 ‘이낙연 신당’ 저지를 위한 실력 행사에 나선 모습이다. 원내에선 신당 창당 만류를 위한 연판장을 돌리고 있고, 원외에선 친명(친이재명)계 모임이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헛된 정치적 욕망으로 민주당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 있다”며 날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당내 일각에선 이재명 대표 리더십을 향한 비판이 나온다. 이 문제의 ‘열쇠’를 쥔 당사자인 이 대표가 사실상 수수방관하면서 이 전 대표에 대한 ‘조리돌림’을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식에서 이재명 대표가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18일 당 최고위원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와 이 전 대표 회동 추진은 계속하냐는 질문에 “추진하고 있다고 보셔도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사실상 원론적 수준의 답변을 한 것인데, 실제 이 대표 측은 이 전 대표와의 만남을 후순위로 미뤄 두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미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뜻이 명확해 보이는 모습이라 쉽사리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도부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사이 민주당 원내·외 인사들이 이낙연 신당을 향한 압박 수위를 계속 높여 가는 상황이다. 

친명계 원외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대표를 향해 “헛된 정치적 욕망으로 자신의 역사와 민주당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 선후배, 동지들에게 깊은 상처를 안겨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낙연 신당 반대 연판장을 주도한 강득구 의원도 참석했다. 강 의원은 이 전 대표를 향해 “민주당의 분열은 그 어떤 레토릭으로도 결코 미화될 수 없는 윤석열 검찰 독재를 기록하게 하는 앞잡이 행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이낙연 전 대표를 규탄하고 있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친명(친이재명)계 원외 조직이다. 연합뉴스
애초 강 의원 등은 이낙연 신당 연판장 서명이 완료되는 대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지만 당 안팎 우려가 확산하자 기자회견 대신 보도자료로 갈음하기로 했다. 강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현재까지 117명 정도가 서명했다”며 “(기자회견에 대해) 걱정을 표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건 안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이 연판장 서명이 이낙연 신당 해법이 되기는커녕 총선을 앞두고 ‘줄 세우기’ 이상의 의미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혁신계(비명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상식’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금처럼 연판장 돌리고 거칠게 비난만 하면 골은 깊어지고 분열은 기정사실화된다”며 “반성 없는 통합 요구가 당을 더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의 역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용진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와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 4명을 당장 만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미운 놈 나가라, 싫은 놈 떠나라’식으로만 당이 나간다면 그 종착지에는 혁신 없는 패배만 남을 것”이라고 했다.
DJ 영화 시사회서 만난 이재명·김부겸·김동연 김동연 경기도지사(왼쪽부터), 김부겸 전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길위에 김대중’ VIP 시사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최상수 기자
이 전 대표는 이날 KBS 인터뷰에서 본인 관련 연판장에 대해 “무슨 일 생기면 윽박지르거나 조롱하거나 낙인찍거나 해서 배제하는 문화는 졸업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다만 그는 “지금이라도 획기적으로 변화한다면 민주당과 여러 가지를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길위에 김대중’ 시사회에서 김부겸 전 총리를 만났다. 김 전 총리는 이 대표에게 “당을 위해서 더 큰 폭의 행보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백지장도 맞들어야 하는 상황이라서 모두가 함께 힘을 합칠 수 있도록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환·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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