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 터지고 난리도 아니었어요"‥'악몽의 1교시' 결국 법정으로

이동경 tokyo@mbc.co.kr 2023. 12. 18.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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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던 서울 성북구 경동고등학교 고사장에서 시험 종료 타종이 예정보다 1분 먼저 울린 것과 관련해, 수험생 39명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당시 1교시인 국어영역 시험은 10시 정각에 종료될 예정이었는데, 1분 빠른 9시 59분 종소리가 울린 겁니다.

수험생들 얘기를 들어보니, 처음엔 자신들이 시계를 잘못 맞춘 것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응시생A ] "종이 울렸을 때 제가 시계를 봤을 때도 한 1분 먼저 울려서 저는 제 시계가 잘못됐다 이렇게 생각했죠, 사실. 처음에는 애들 술렁술렁하지도 않았고요. 다들 자기 시계가 잘못됐다 생각하지."

술렁임 속에 감독관들이 시험지 회수에 나섰는데, 문제가 불거진 건 바로 1분 뒤였습니다.

10시가 되자 원래 울렸어야 할 종소리가 한 번 더 울리면서 상황을 파악한 수험생들의 항의가 폭주한 겁니다.

[수험생B] "왜 시험지를 걷어갔냐 아직 종이 남았다. 그리고 좀 더 지나가니까 이거 어떻게 보상해 줄 거냐. 막 욕설도 나오고 소리도 지르고 애들이. 그래가지고 약간 멘탈도 흔들린 것도 있었고."

[응시생A] "쉬는 시간에 제가 보니까 본부 쪽이 시끌시끌했고요. 수학(영역)이 시작하려고 그러는데 막, 저희 고사장은 아니었고 근처에서 고성이 오가는 소리 들리고."

타종 담당 감독관의 실수를 인정한 경동고 측은 2교시 수학영역이 끝난 뒤 점심시간에 국어영역 시험지와 답안지를 다시 나눠주며 1분여의 추가시간을 줬습니다.

일찍 종이 울려서 마킹하지 못한 답안지를 마킹하라는 건데, 수험생들은 여기에도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1분 일찍 종이 울리는 순간 급한 마음에 찍거나 일렬로 마킹하는 등 답안지를 다 채워서 냈다는 겁니다.

[수험생B] "그 시간에 그냥 1초. 솔직히 약간 재량 같은 게 있잖아요, 감독관의. 그래서 그냥 종이 쳤어도 그 찰나의 순간에 그냥 한 줄로 찍은 애들도 많더라고요. 그래서 거의 빈칸인 애들은 없었고 애초에. 그냥 뭐 시험지만 보다가 끝났죠, 대부분의 학생들은."

또 시험지를 배포하고 다시 걷는 과정에서 50분 점심시간 가운데 25분이 소요돼 제대로 휴식도 취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수능 종료 한 달이 넘도록 교육당국의 공식 발표가 아직 없는 가운데, 경동고에서 수능을 본 수험생 39명은 정부를 상대로 1인당 2,0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일 제기합니다.

피해 학생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측은 "교육 당국에서는 피해 학생들에 사과도, 타종사고 경위 설명도, 재발방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교육 당국을 엄중히 질타한다"고 밝혔습니다.

3년 전 수능 고사장에서도 학교 측 실수로 시험 종료 벨이 3분 일찍 울렸는데, 당시 법원은 수험생 1인당 7백만 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이동경 기자(toky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3/society/article/6554289_361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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