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 90% “한국 돈 벌기 좋아요”…월급 얼마나 받길래

이희조 기자(love@mk.co.kr) 2023. 12. 18.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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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이민자 체류 고용 실태’
월급 300만원 미만 모든 구간
외국인 취업자 임금비중 줄어
“임금 불만족” 10명중 1명 그쳐
“근로시간·복지에 만족” 62%
“韓서 더 살고싶어” 90% 응답
베트남 등 非중국 출신 급증
국내 체류 외국인이 증가하는 가운데 외국인 취업자가 올해 100만명에 육박했다. 18일 서울고용노동청에서 한 외국인 근로자가 고용허가제와 관련해 문의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역대 최대규모를 기록한 외국인 취업자 월평균 임금은 200만~300만원인 경우가 가장 많았다. 다만 최저임금제도 영향으로 임금수준이 매년 높아지면서 3명중 한명은 300만원이상 월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에 대한 만족도가 90%를 웃돌면서 외국인 대부분은 계속해서 한국에 머물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한국계 중국인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에서 한국으로 취업한 외국인 숫자가 급증했다. 체류자격으로 볼 때 비전문취업(E-9비자)이 재외동포(F-4비자)를 앞지른 배경이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한국에 상주하는 외국인 중 한국계 중국인이 47만2000명(33%)으로 가장 많았다. 베트남(20만1000명·14.1%)과 중국(13만5000명·9.4%)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최근 한중관계를 반영했는지 한국계 중국인 상주인구는 줄고, 중국인 상주인구도 5000명 증가에 그쳤다. 반면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상주인구가 4만명 이상 급증해 관심을 모았다.

취업자 수에서도 양상은 비슷했다. 올해 외국인 취업자를 봐도 한국계 중국인이 32만6000명(35.3%)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지만, 1년새 취업자수는 5000명 줄었다. 중국도 취업자수가 2000명 감소한 4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베트남은 10만4000명으로 1년새 1만6000명이 급증했다. 나머지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으로 취업한 외국인 수가 7만3000명이나 늘었다.

취업자 대부분 임금근로자였다. 외국인 중 임금근로자가 87만3000명으로 전체의 94.5%를 차지할 정도다.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늘어났고 임시·일용근로자 숫자는 줄었다.

외국인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급여는 300만원 이하가 대부분이었다. 20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의 월급을 받는 경우가 50.6%로 가장 많았다. 월 300만원 이상을 받는 경우(35.8%)도 적지 않았지만, 100만원 미만 3.7%, 100만~200만원도 9.9%로 집계됐다.

대부분 지난해보다 외국인 임금수준이 높아졌다. 월급구간별로 임금근로자 비중을 보면 300만원 미만에서는 일제히 줄었지만, 300만원 이상 비중만 유일하게 늘었다. 100만원미만에서 200만원미만으로, 다시 300만원미만으로 월급여수준이 각각 연쇄이동한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로 월급여 300만원 미만 비중이 1년새 5.7%포인트 줄어들었다. 반면 월 300만원 이상을 버는 외국인 근로자가 지난해는 전체의 30.1%였는데 올해는 35.8%로 증가했다. 임경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국내 최저임금이 상승하고 있어서 임금 상승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국가에 비해 외국인에 대한 임금수준이 후한 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임금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외국인 임금근로자는 10명 중 한 명에 그쳤다. 불만족스럽다는 답변이 11.7%로 나타났는데, 이같은 불만도 그전보다 0.8%포인트 줄었다.만족한다는 응답이 3.7%포인트 증가한 55.2%로 집계됐다.

근로시간과 임금, 복지를 비롯한 전반적인 직장만족도에 대해선 62.6%가 만족한다고 답했고, 불만족스럽다는 응답은 3.7%에 불과했다.

이 때문인지 외국인 대부분은 한국에 계속 머물고 싶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체류 기간이 끝나도 계속해서 한국에 머물고 싶어하는 외국인은 전체의 89.6%였다. 1년 전에 비해 1%포인트 상승한 비율이다. 더 머물 방법은 체류 기간 연장(52.8%), 영주 자격 취득(16.4%), 한국 국적 취득(10.3%) 순으로 조사됐다.

외국인의 국내 체류를 더욱 장려하기 위해선 양질의 체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본, 대만처럼 외국인이 일하고 생활하는 것과 관련된 애로사항을 듣는 역할을 민간업체가 하도록 해야 한다”며 “현재는 해당 업무를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하고 있는데 관련 예산이 모자란 실정”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에 대한 적성 평가를 더욱 심도 있게 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외국인 취업자는 한국어능력시험 점수에 있어서만 제대로 평가받는다”며 “적성을 고려한 깊이 있는 면접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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