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카길’ 한발짝 다가선 하림...재계 13위로

이민아 기자 2023. 12. 1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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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이 동원그룹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옛 현대상선)을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림그룹이 앞서 인수한 팬오션을 운영한 노하우로 HMM을 인수해 세계 1위 곡물 회사이자 해운 큰손인 '카길'에 한발짝 다가서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림그룹은 팬오션과 HMM의 시너지를 강화해 국가대표 국적 선사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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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 김재철 꿈 좌절, 하림 김홍국 승리
HMM 인수로 재계 순위 13위 CJ보다 높아져
벌크선 주력 팬오션과 컨테이너선 주력 HMM 시너지
하림 영업익 55%가 해운서 나와

하림그룹이 동원그룹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옛 현대상선)을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림그룹이 앞서 인수한 팬오션을 운영한 노하우로 HMM을 인수해 세계 1위 곡물 회사이자 해운 큰손인 ‘카길’에 한발짝 다가서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HMM 채권단은 HMM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하림그룹을 선정했다.

이번 HMM 매각 대상 주식 수는 채권단이 보유한 3억9879만주(지분 57.9%)로 매각예정가격은 6조4000억원으로 알려졌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연합뉴스

하림그룹은 김홍국 회장이 양계업으로 사업을 시작해 해운·사료·축산·식품 제조·유통·부동산 개발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김 회장이 열한살 때 외할머니가 사준 병아리 10마리를 키워 판 돈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1978년 익산에 황등농장을 세웠고, 이후 1986년 하림식품을 설립하고 농장·공장·시장을 연결하는 이른바 ‘삼장(三場) 통합’ 경영을 원칙으로 축산 분야 수직 계열화를 이뤄냈다.

병아리 10마리로 시작한 하림그룹은 현재 자산 10조원 이상의 대기업 집단인 상호출자제한집단 반열에 올라섰다. 하림은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서 공정자산총액 17조원으로 재계순위 27위에 이름을 올렸다.

HMM의 자산총액은 25조7889억원으로 하림보다 높은 재계 순위 19위다. 하림이 HMM을 성공적으로 인수하면 자산 총액이 42조원을 넘어 재계 순위 13위인 CJ그룹(40조6970억원)보다 규모가 커진다.

지난 2015년 인수한 벌크선 주력 선사 팬오션이 그룹 실적에 톡톡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국내 1위 벌크선사 팬오션은 올해 상반기 기준 선박 301척을 운영 중이다.

올해 3분기 기준 하림지주의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팬오션의 사업 영역이다. 팬오션은 해상운송과 곡물유통업을 담당하고 있는데, 운송 매출은 3조5697억원(33.28%), 유통 매출은 4792억원(4.47%)다.

영업이익의 경우 팬오션이 그룹 실적에 기여하는 비중이 더 커진다. 하림지주의 운송 부문 영업이익은 3184억원으로 전체의 57.72%에 달한다. 유통의 경우 243억원으로 4.4%다.

그래픽=손민균

그 외 매출이 가장 높은 부문은 사료(2조5170억원)로, 23.47%다. 그 외 가금(1조8775억원)과 양돈(1조7642억원)이 각각 17.51%, 16.45%로 해운과 사료의 뒤를 잇는다.

하림그룹은 팬오션과 HMM의 시너지를 강화해 국가대표 국적 선사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컨테이너선 주력 선사인 HMM과 팬오션은 사업 영역이 겹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팬오션과 HMM의 글로벌 해운 네트워크를 공유해 영업력을 강화하는 등의 협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를 합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연료비 등 비용 절감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5년 당시 하림그룹이 팬오션 인수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하면서 ‘승자의 저주’로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실적이 크게 늘었다.

게다가 팬오션 인수 후 HMM 인수로 이어지는 해운업 강화로 ‘한국의 카길’에 한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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