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박준덕 소소뱅크 설립준비위원회 회장 | “700만 소상공인 위한 인터넷銀, 맞춤형 신용평가·금융 제공할 것”
“소상공인의 지역·계절·직능별 업무 형태가 반영된 전용 신용평가 모형을 구축하고, 소상공인 맞춤형 금융 상품을 제공할 것이다. 이는 전국 700만 개 소상공인 업체에 대한 데이터를 보유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박준덕 소소뱅크 설립준비위원회 회장은 12월 5일 인터뷰에서 ‘기존 시중은행과 소소뱅크의 차별점’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소소뱅크는 전국 16개 소상공인연합회가 모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한 전문은행’이다. 박 회장은 “시중은행은 고객 기업의 건전성에 직접 도움을 주진 않지만, 우리는 맞춤형 솔루션을 통한 건전성 개선 등 비금융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며 “이미 지역 시·도·군까지 네트워킹이 돼 있는 연합회를 기반으로 적은 비용으로도 소상공인에게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소뱅크 설립준비위원회는 최근 국방부, 국제e스포츠위원회(IEC)와도 협력 관계를 체결할 예정이다. 군인을 위한 금융 서비스 제공, 소소뱅크배 게임 대회 개최 등으로 국내 기반을 다지는 데서 나아가 해외 진출까지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박 회장은 “잠재적 소상공인인 제대 군인의 성공적 창업을 지원하면서 매년 입대하는 15만 명이 소소뱅크에 유입되도록 하겠다”며 “동남아시아에서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6억 명인데 이 중 10~20%만 잡아도 가입자가 6000만~1억2000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소뱅크 설립준비위원회는 12월 6일 소소뱅크 출범식을 개최했다. 내년 2월 12일 금융위원회에 설립 인가서를 접수해, 4월에는 최종 심사를 받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인터넷은행 설립 추진 계기는.
“올해만 해도 국내 소상공인의 대출 규모가 1000조원에 이른다. 정부에서 가장 신경 쓰는 게 바로 소상공인이란 얘기다. 처음 소소뱅크 설립을 제안한 조직은 소상공인연합회 지역협의회와 서울시 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 전국패션소상공인연합회다. 정부의 정책과 정책 자금 정보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관련 법 미비 등으로 당국의 협조에 한계가 있음을 알게 됐다. 그렇게 2019년 소상공인 단체 연합은 소상공인 관련 모든 데이터와 금융을 한곳에 모은 허브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그런 역할을 할 소상공인 전담 은행을 설립하기로 했다. 그해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 취득에 실패했지만, 2021년 2월 24일 소상공인 사회단체까지 협력 관계를 확대해 재인가 설립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소소뱅크는 시중은행과 무엇이 다른가.
“시중은행은 현재 소상공인의 대출을 심사할 때 기업 신용평가 모형을 활용한다. 개인 사업자의 특성을 반영한 신용평가 체계가 미비하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어려운 은행은 신용보다는 보증, 담보 등에 의존해 대출을 내주고 있다. 소소뱅크는 700만 개 소상공인 업체를 뒤에 두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한 막대한 데이터로 소상공인의 지역·계절·직능별 업무 형태가 반영된 소상공인 전용 신용평가 모형을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시중은행에는 보증 조건의 금융 상품을 제외하면 소상공인을 위한 전용 금융 상품이 거의 없다. 소소뱅크는 소상공인 사업 환경이 반영된 맞춤형 금융 상품을 제공할 것이다.”
소상공인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더 설명해 달라.
“소소뱅크는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정부 정책과 정책 자금이 소상공인에게 쉽게 전달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16개 정부 부처에서 소상공인, 예비 소상공인에게 지원하는 정책과 자금이 매년 68조원 정도 된다. 하지만 지원 절차가 너무 복잡하고, 자금이 필요한 곳에 전달되지 않고 있다. 소소뱅크는 관련 기관과 상호 업무 협력을 통해 지원 절차를 축소시킬 것이다.”
소상공인 신용 대출 비중을 높이면 수익성이 악화하진 않을까.
“시중은행은 고객 기업의 건전성에 직접 도움을 주진 않는다. 우리가 소소뱅크를 만드는 목적은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 서비스 제공’도 있지만 ‘맞춤형 솔루션을 통한 소상공인의 건전성 개선’ 등 비금융 목적도 있다. 경영 개선 지원책을 통해 대출 연체, 부실 발생 등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게다가 소상공인 중 신용등급이 1~3등급인 비중은 69%, 4~6등급인 비중은 24%로 일반인 평균보다 월등히 높다. 소소뱅크는 ‘소소슈퍼앱’ 하나로 금융과 비금융을 넘나드는 편리성을 제공할 것이다.”
소상공인 업체가 700만 개에 육박하는데, 일일이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나.
“우리는 소상공인연합회를 기반으로 소소뱅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연합회는 지역 시·도·군까지 네트워킹이 돼 있다. 기존 인터넷 은행이 디지털 금융에 취약한 노인들을 교육하는 데 1년에 140억~180억원을 책정한 것으로 안다. 우리는 2억~3억원으로 디지털 교육을 포함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소상공인 단체가 금융업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
“소상공인은 직접 소소뱅크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 단지 현재까지 겪은 시중은행 금융 서비스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 참여할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 금융권, 소상공인 관련 핀테크, 정보기술(IT) 기업 등이 협업해 컨소시엄에 참여할 예정이다. 소상공인을 위한 모든 데이터를 모아 연결하는 최대 규모의 금융 허브를 만들 것이다.”
확장성 측면에서 기존 인터넷 전문은행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가장 먼저 소상공인 협업 단체 회원 약 800만 명이 유입될 것이다. 또 국방부와 협업으로 군인을 위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잠재적 소상공인인 제대 군인이 성공적으로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시중은행보다 더 많은 혜택을 제대 후에도 지속해서 제공하면서 매년 입대하는 15만 명이 소소뱅크에 유입되도록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IEC와 협약을 통해 롤드컵 같은 게임 대회를 소소뱅크가 별도로 열 것이다. 동남아시아에서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6억 명 정도인데, 그중 10~20%만 유입시켜도 가입자가 6000만~1억2000만 명에 달한다. 이를 통해 주요 은행도 어려움을 겪는 글로벌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초기 자본금은 어떻게 조달할 계획인가.
“우선 소상공인 단체와 소상공인 개인 투자자만으로 340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기존 금융사들과 달리 소상공인 약 4만 명이 소액주주가 된다는 말이다. 거기에 일반 기업으로부터 1400억원, 1금융권에서 2000억원, 2금융권에서 1000억원, IT 기업에서 1500억원, 공공기관·해외에서 700억원을 투자받을 예정이다. 이후 본인가를 받고 나면 6개월에 한 번씩 2년간 4회에 걸쳐 5000억원씩 증자를 단행할 것이다. 1차 증자는 30% 할증의 주주 배정 방식이나 주요 주주가 대부분 참여하는 제삼자 배정 방식으로 계획 중이다.”
소소뱅크는 금융업을 혁신할 수 있을까.
“금융업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 예상했던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시중은행과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금리 인상, 경기 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인터넷 전문은행의 주가가 약세다. 소소뱅크는 개인 사업자가 주 고객이라는 점, 소액주주로 소상공인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 등을 뚜렷한 혁신 포인트로 갖고 있다. 해외·국내 인터넷 전문은행 PBR(주가순자산비율)을 근거로 소소뱅크의 주식 가치가 최소 네 배 이상 뛸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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