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갑 칼럼] SNS시대, 부동산 소비자 더 현명해져야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미디어가 막강 파워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신문과 잡지, 방송 등 전통미디어 매체인 레거시 미디어를 압도할 정도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카카오톡이나 문자 메시지를 통해 정보를 얻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한다. 사회의 핫이슈가 생기면 거의 반나절이면 다 알게 된다.
SNS 미디어가 늘면서 부동산시장에서도 큰 변화가 오고 있다. 부동산정보 유통에서 신문이나 방송보다 유튜브나 카페, 단톡방의 영향력이 커진 것이다. 전통 미디어가 지배하던 시절, 우리나라 사람들은 부동산을 구매할 때 가족이나 친지의 이야기에 의존했다. 하지만 요즘은 SNS를 활용해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피데스개발이 최근 1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52%)이 부동산정보를 수집하는 채널로 SNS나 검색 포털을 꼽았다. 신뢰도(45%) 역시 공인중개사(10%)보다 훨씬 높았다. 과거에는 의사결정을 할 때 친인척의 조언에 많이 의존했지만, 요즘은 그 역할을 디지털 미디어나 SNS가 대신한다. 예전처럼 친인척을 자주 만날 일이 없고 세상의 많은 일을 디지털 공간을 통해 듣고 보기 때문인지 모른다.
SNS를 찾으면 내가 원하는 부동산정보가 대부분 들어 있다. 수요자들은 시장이 급등락을 오가는 불안한 장세일수록 카페나 밴드를 주목한다. 바닥 흐름을 읽는 풍향계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새로운 규제책이나 규제 완화책이 나온 뒤 시장 영향이 궁금해질 때 SNS 글을 보면 감이 잡힌다. 때로는 부동산 뉴스보다 빠르고 깊이가 있는 글도 적지 않다. 집을 살까 말까 결정하지 못할 때 SNS에 물어보면 금세 답이 나온다. 개인 입장에서 SNS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SNS에서는 부동산 고수들이 스타로 추앙받는다. 이들의 찍어주는 정보에 수요자들이 몰려다닌다. 제도권 부동산 전문가들은 원론적인 얘기만 하고 고리타분하게 느껴진다. 맞든 틀리든 똑 부러지게 얘기하는 고수들이 더 내가 알고 싶은 것을 충족시켜주는 것 같다. 당장 투자해서 돈을 벌 수 있는 직설적이고 구체적인 정보, 즉 자본에 대한 욕망을 실현해주는 고수의 얘기가 더 귀에 와닿는다.
고수는 기본적으로 시장주의를 지향한다. 개인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오로지 개인의 부만 늘리면 된다. 경제적 약자의 아픔에 대한 공감이나, 공동선에 대한 고민은 사치스러운 일이다. 과거에는 고수 논리들이 대다수인 제도권 영역 밖의 일부로 받아들여졌다. 말하자면 소수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SNS 미디어가 대세가 되면서 고수의 시장주의적 가치관이 더 강한 힘을 발휘한다. 개인도 이윤을 지향하는 기업처럼 행동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우리의 생각도 이기적으로 바뀌는 것 같다.
부동산시장이 과거보다 거칠어졌다. 세입자가 언제든지 희생될 수 있는 갭투자(세입자 보증금 레버리지 투자)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다. 신용을 이용한 주식투자처럼 일반적인 포트폴리오의 일환일 뿐이다. 부동산시장은 건물주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세입자가 공존하는 곳이다. 부동산시장에서 남에 대한 배려와 윤리는 아주 먼 일일까?
요즘 SNS에 검증되지 않는 자극적인 정보들이 넘친다. 이럴수록 정보를 걸러내는 여과 기능이 갈수록 절실해진다. 침체기나 과열기에 시장참여자들이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음성 피드백이 중요해질 수 있다. 하지만 SNS는 물론 일부 매스컴조차 흐름을 더 가속하는 양성 피드백에 나서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나만의 생각일까?
정보가 홍수를 이루는 SNS 시대에는 부동산 소비자들은 현명해져야 한다. 균형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SNS가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한쪽을 너무 믿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럴듯한 얘기를 듣더라도 가려서 들어야 한다. 전문가든, 고수든 한 사람의 얘기에 함몰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실패했을 때 그 책임을 오롯이 내가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의 중지를 모으고 학습량을 늘려 나 스스로 사고하는 비판능력을 길러야 한다. 혼돈의 시대에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도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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