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보험`이라더니… 3세대 실손 1000만 가입자 `보험료 폭탄`
가입시점 따라 인상폭 희비갈려
보험사들이 내년 실손의료보험 보험료를 평균 1.5% 수준으로 전년 대비 소폭 올린다. 상생금융 방안의 일환으로 4000만명이 가입한 실손보험의 보험료 부담을 덜어준 것이다.
그러나 실손보험 가입 시점과 갱신 주기 등에 따라 보험료가 크게 인상하는 경우도 있어, 가입자 간 체감 효과가 다를 전망이다. 내년 '착한 실손'이라고 불린 3세대 실손 가입자들은 갱신 때 보험료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3세대 실손보험료는 평균 18%대로 대폭 인상된다. 이 보험 가입자는 1000만명에 육박한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년도 실손보험의 전체 인상률 평균(보험료 기준 가중평균)은 약 1.5% 수준이다. 지난해 약 14.2%, 올해 약 8.9% 인상보다 크게 낮아졌다.
세대별로 보면 1세대는 평균 4%대로 내리는 반면 2세대와 3세대는 각각 평균 1%대, 평균 18%대로 올린다. 지난 2021년 출시된 4세대는 동결된다. 가입 시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체 실손 가입자(3997만명) 중 세대별 가입 비중은 △1세대 20.5%(약 820만명) △2세대 47.8%(1912만명) △3세대 23.9%(956만명) △4세대 5.8%(231만명) 등이다.
실손보험은 대표적으로 손해가 큰 상품이다. 이에 보험사들은 매년 연말 갱신 보험료 조정 시기에 보험료를 인상해 왔다.
실손 손해율은 도수치료·영양제 주사 등 일부 문제 비급여 항목의 과잉 진료 문제로 지속해서 상승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대형 손보사들의 올 상반기 실손 손해율은 121.2%로 작년(118.9%)보다 2.3%포인트(p) 상승했다. 손해율이 100%보다 높다는 건 적자를 내고 있다는 의미다. 보험사들이 실손보험을 판매할 당시 100만원을 받았다면 약 120만원을 보험금으로 내준 셈이다.
이번에 3세대가 크게 오른 건 손해율이 큰 폭으로 오른 데 따른 것이다. 3세대 실손의 올 상반기 손해율은 156.6%로 작년 말(131.4%) 대비 20%p 크게 뛰었다. 반면 1세대 손해율은 작년 124.9%에서 올해 121.5%로 3.4%p 개선했다. 지난 2021년 142.4%까지 치솟았지만 큰 폭으로 낮아졌다.
1세대 실손은 손해율 안정화 추세로 10년 만에 내린다. 1세대 실손은 2009년 10월 표준약관을 적용하기 전 판매한 상품이다. 자기부담금(생보 20%·손보 0%)이 거의 없다는 점에 백내장 수술(다초점렌즈 삽입술) 등 일부 비급여 항목에서 과도한 진료가 발생하기도 했다. 가입자들 사이에서는 '옛날 보험'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 낫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백내장 수술 심사 강화 등 보험금 지급이 강화하면서 최근 지급 보험금이 확 줄었다.
실손 상품을 표준화한 이후 판매한 2세대(2009년 10월~2017년 3월)의 손해율도 안정화하고 있다. 올해 2세대 실손 손해율은 110.7%로 지난해 말(111.5%)과 비교해 0.8% 개선했다. 내년도 갱신 보험료에서 소폭 인상 적용한 것도 해당 손해율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2세대 자기부담금 비율은 10~20% 수준이다. 1세대 상품의 재가입 주기는 없지만, 2세대부터 적용했다. 2세대(2013년 4월 이후 가입 이후)는 15년으로, 재가입 당시 그 시점에 판매하는 상품으로 가입해야 한다.
반면 3세대(2017년 4월 이후 판매)는 손해율이 급증해 두자릿수 인상률을 보였다. 올해 3세대 보험료가 평균 14%로 올랐던 데 이어, 또 한 번 두자릿수 인상이 이뤄졌다. 하반기에도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는 등 손해율이 16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보험료 조정 한도(25%) 수준으로 인상할 가능성도 있었지만, 정부의 상생금융 기조를 반영해 적정 인상률로 맞춘 것으로 보인다. 3세대부터는 과잉 진료 항목으로 꼽히는 도수치료·자기공명영상(MRI)·비급여 주사제 등 3대 비급여에 대해 특약 담보로 보장하고 있다.
내년도 각 세대별 적용할 보험료는 보험사들의 평균 수준으로, 모든 가입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가입 상품의 갱신 주기와 나이·성별 등에 따라 적용되는 인상률은 다를 수 있다. 1세대의 갱신 주기는 3~5년, 2세대의 경우 1~3년이다. 3·4세대 상품은 1년이다. 예를 들어 내년도 보험료가 내려도 1세대 상품의 갱신 주기가 3~5년으로 누적된 보험료 인상분이 더해지면 전체 보험료는 오를 수 있다. 실손은 나이가 들수록 보험료도 크게 올라 이에 따른 인상 폭이 커질 수 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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