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 직전 '기습공탁' 으로 감형... 피해자 처벌의사부터 물어야 [최우석 기자의 로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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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남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음주 운전으로 초등생을 사망케 한 A씨가 선고 직전 '기습 공탁'을 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됐다.
형사공탁이란 피고인이 피해자와의 형사 합의가 안 됐지만, 피해자를 위해 금전을 공탁소에 공탁하는 제도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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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남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음주 운전으로 초등생을 사망케 한 A씨가 선고 직전 '기습 공탁'을 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됐다. 형사공탁이란 피고인이 피해자와의 형사 합의가 안 됐지만, 피해자를 위해 금전을 공탁소에 공탁하는 제도를 말한다. 형사공탁이 된 경우 피해회복에 노력을 했다는 점이 참작돼 양형에서 유리한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피해자가 공탁금 수령을 원치 않아도 가해자가 선고 직전에 기습적으로 공탁금을 걸고, 양형 참작을 받는 사례가 잇따랐다. 이 부작용을 막을 방법은 없을까.
■형량 줄일 목적 '기습공탁' 이용돼
형사사건 가해자의 변호인은 실형 가능성이 유력한 경우 형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짠다. 피해자와 합의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재판부가 받아들이면 가벼운 실형의 경우 집행유예가 나올 수도 있다. 피고인이 행한 죄가 크고 작은 것의 여부를 떠나 자백·반성하고,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집행유예가 나온다.
상당수 형사 사건에서 피해자는 피고인의 엄벌을 원한다.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 보기가 쉽지 않다. 이때 피고인이 발휘하는 최후의 수단이 형사 공탁이다. 재판부는 공탁금액을 고려해 선고시 이를 일부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종전엔 피해자가 마음이 풀리지 않으면 가해자가 공탁금을 걸 수 없었다. 피해자 개인정보가 있어야만 하는데 이를 일부러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부터 형사공탁제도가 개정돼 사건번호만으로도 가해자가 형사공탁을 할 수 있게 됐다.
형사공탁을 처음부터 하게 되면 진정한 반성과 피해자의 용서를 구하지도 않고, 돈만 공탁해서 감경받으려 한다는 인식이 재판부에 갈 수 있다. 그래서 변호인은 실무상 선고를 앞두고 형사 공탁을 하게 된다. 기습공탁이 이루어지면 피해자는 가해자의 공탁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가해자는 공탁금을 근거로 양형 참작을 받을 수 있는데, 피해자는 가해자에 대한 엄벌 요구나, 공탁금 수령 의사 유무를 밝힐 기회를 놓치는 셈이다.
■"'피해자 조사 의무화'가 해법"
형사공탁 부작용이 있다 보니 형사공탁 사각지대를 막는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설훈 의원 등이 지난 9월 27일 발의한 공탁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변론 종결 14일 전까지만 공탁금을 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법조계 일각에선 형사공탁 종기를 정하는 것보다는 피해자 의사를 정확히 묻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피고인의 형사공탁이 이뤄진 후 양형조사위원회가 필수적으로 피해자의 처벌불원 여부, 형사공탁금 수령의사 등을 물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광주지검은 지난 8월부터 형사공탁이 이뤄지면 직접 피해자에게 알리고, 피해자 의사를 법원에 전달해 형사공탁 사각지대를 메워주고 있다.
법률사무소 강온 류지웅 변호사는 "피해자 합의를 못했을 경우 피고인이 노력했다는 증거를 보이는게 형사 공탁금"이라며 "새 형사공탁제도에선 피고인이 공탁금을 건 시기와 관계없이 선고 전에 필수적으로 피해자에게 공탁금 수령의사나 처벌의사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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