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김성수 “이태신 레퍼런스는 인간 정우성, 캐스팅 안 되면 진짜 엎을 결심”(더 뉴스)

박효실 2023. 12. 1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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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더 뉴스’ 화면 캡처




[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폭발적인 입소문을 타고 N차 관람객이 늘어나는가 하면 2030 관람객들 사이에 12·12 군사쿠데타 등 근현대사 공부 열풍까지 불어온 2023년 최고의 화제작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과 배우 정우성이 벅찬 소감을 전했다.

18일 방송된 YTN ‘더 뉴스’에 함께 출연한 두 사람은 역사적 사실을 모티브로 한, 다소 무거운 소재의 ‘서울의 봄’이 개봉 27일만인 이날 오전 11시경 누적관객수 900만명(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을 돌파한데 대해 고무적인 반응을 전했다. 특히 2030 젊은 관객들의 마음을 얻은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영화 시작할 때, 촬영할 때 내내 젊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봐줄까가 관건이었다. 젊은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달하는게 영화의 목적이기도 했다. 조금이라도 흥미롭게 전달하려고 긴박한 구조를 많이 고민했다”라고 말했다.

엄지민 앵커가 관람객들 사이에 불고있는 심박수 챌린지, 역사 공부 열기를 전하자 정우성은 활짝 미소를 지었다. 정우성은 “심박수 체크는 못 해봤는데 아마 높게 나올 것같다. 캐릭터의 감정에 많이 이입됐기 때문에 처음 봤을 때 굉장히 높았다”라고 말했다.

제작과정에서 어떤 걸 중점에 뒀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12·12가 너무 잘 알려진 이야기라서 그대로 만들면 다큐멘터리처럼 될 것 같았다. 어떻게 9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에 적은 수의 반란군에게 국군 지휘부가 넘어갔는지가 가장 답답하고 화나는 부분이었는데, 그걸 극적으로 보여드리는게 목표였다”라고 말했다.

반란군에게 서울을 통째로 내준 무능하기 짝이 없는 실존인물들의 반박은 없었을까. 김 감독은 “굵직굵직한 설정은 그대로 갔지만 실제 그 분들이 어떤 말과 표정을 지었는지 알 수 없어서 이름을 좀 바꿨다. 두 전직 대통령은 유사하게, 나머지는 많이 바꿔서 갔다. 9시간 동안 벌어진 사람들의 행태를 재연하는 게 목적이었고, 우리 사회에 중요한 위치에 있는 분들이 그런 상황에서 순간적인 판단을 할 때 자기 이익을 좇지 않을까 싶더라”라고 말했다.

김영수 앵커는 “어느 곳에나 전두광과 이태신이 있다는 이야기로 보였다”라고 말했다.

오랜 설득 끝에 캐스팅한 정우성에 대해 김 감독은 “황정민씨가 전두광을 하기로 했고,그 외에도 70명 캐스팅하는 과정이 힘들었는데 정우성씨가 안 한다고 해서 계속 매달렸다. 실존인물을 이태신으로 시나리오를 고치면서 우성씨를 염두에 두고 적은 거라서 진심으로 정우성씨가 안 하면 영화를 엎으려고 했다”라며 웃었다.



YTN ‘더 뉴스’ 화면 캡처


정우성은 “감독님이 이태신 레퍼런스라고 보내준 영상이 내가 유엔난민기구 홍보대사로 발언하는 모습이더라. 내 영상을 레퍼런스라고 보내줘서 당황했다. 그 자세가 이태신의 자세였으면 한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영화 속 명대사를 묻자 김 감독은 전두광의 “인간이란 동물은 안 있나. 강력한 누군가가 자기를 리드해주길 바란다”를 꼽았고, 정우성은 이태신의 “넌 군인으로도 인간으로도 자격이 없다”를 꼽았다.

두 사람은 가장 공들여 찍은 장면으로 맨 마지막 광화문 바리케이드 씬을 꼽았다.

김 감독은 “영화를 찍다보니까 마지막에 전두광과 이태신이 마주보는 그 순간, 이태신이 마지막 그 말을 하기위해 영화를 만든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실제 전남 광양 컨테이너에서 촬영된 장면은 엄청난 시간과 공들이 CG로 만들어낸 장면이었다.

정우성도 “바리케이드를 넘어갈 때 이태신이라는 사람이 보인 소신은, 아무리 바리케이드가 있어도 자기의 책임감으로 하나하나 넘어가는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많은 이들이 꼽는 또다른 명장면인 전두광이 화장실에서 오줌을 누며 낄낄 대는 장면에 대해 김 감독은 “아마도 전두광은 이태신과 마주쳐 마지막 말을 듣고 나서 인간적인 부끄러움을 느꼈을 거다. 화장실에 와서 웃음을 배설하듯 쏟아내면서 자신이 품었던 거대한 욕망에 삼켜지고, 악당 전두광이 탄생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희망도, 반전도 없는 결말을 바꿀 고민은 없었을까. 김 감독은 “대체 역사에 대한 이야기는 오히려 쉬운 선택이다. 이 이야기의 끝에 시작점으로 돌아오고 싶었다. 승리를 자축하는 기념사진으로 돌아오면 관객들도 내가 생각했던 출발점으로 돌아와 실제 역사로 들어가는 문을 여는 계기가 되길 바랬다”라고 말했다.

그의 바람대로 영화를 보고난 후 12·12를 공부하고 찾아보는 사람이 늘었다. 고(故) 김오랑 소령, 정선엽 병장 등 자신의 의무를 다하고 목숨을 잃은 의인들도 새롭게 조명됐다. 김 감독은 “관객들이 그 의미를 스스로 찾아보셨으면 했던 꿈이 이뤄져 너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YTN ‘더 뉴스’ 화면 캡처


1000만 관객 돌파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김 감독은 “내가 영화를 오래했지만 생각도 못했고, 이 영화로는 더더구나 생각도 못했는데 기적이 일어난 것같아 얼떨떨 하다”라며 웃어보였다.

정우성은 “바란 적도 없고 쉽게 할수도 없는 일인데, 김성수 감독님과 함께 이렇게 할 수 있다는게 개인적으로 더 큰 의미다”라면서 “영화의 완성은 늘 관객이고, 좋은 영화는 관객이 극장에서 나오면서 시작한다. 영화의 가치와 의미를 키워주셔서 감사하다”라며 관객들에게 공을 돌렸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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