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껴쓰고 달리쓰자""그럴 때냐"…국힘 한동훈 비대위원장 결론못내(종합)

한동훈 역할론엔 공감대…윤재옥 "필요한 절차 남았다"
"보석이면 빨리 써야" "비대위원장보단 선대위원장으로"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2.1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노선웅 기자 =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준비 중인 국민의힘이 18일 비상대책위원장 인선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적합다는 쪽으로 방향이 잡혔지만, 반대 의견도 나와 필요한 절차를 거쳐 추후 인선을 확정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현역 의원과 전국 원외당협위원장이 참여하는 연석회의를 열어 비대위원장 인선 문제를 논의했다. 33명의 의원과 위원장들이 약 2시간30분 동안 백가쟁명식으로 다양한 목소리를 쏟아냈다.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외 당협위원장을 포함한 당 소속 의원들의 많은 의견을 들었다"며 "의견이 모아졌다고 표현하기보다는 중요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고 전했다. 이어 "필요한 절차가 조금 남아 있기 때문에 그 과정을 거친 연후에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필요한 절차'에 대해선 "공개적인 절차일 수도, 비공개적인 절차일 수도 있다"고 답했다. 비대위원장 인선 결정 시점에 대한 질문에는 "시간을 많이 끌지 않겠다"며 "내일과 모레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중요해 의사결정을 해야 될 과정이 남았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시점을)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 지도 체제 정비는 오래 미룰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김한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 등 다른 후보군들도 거론됐지만,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연석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한 장관이 우리 당에 이제 필요하다고 하는 점에서는 거의 이견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수도권에서 어렵게 선거를 뛰고 있는 원외위원장들이 이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가에 대한 얘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장예찬 최고위원도 "지금 상황에서 아껴쓰니 마니 할 시기가 아니고 가용할 수 있는 모든 걸 동원해야 한다"면서 "국민과 당원이 가장 원하는 사람이 누군지 지지율에 분명하게 드러나는데 지지율 낮은 사람을 인위적으로 임명하는게 정치적인 해석을 이상하게 낳을 수 있으니 민심대로 가자"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지상욱 서울 중구 당협위원장은 "지금 아껴쓸 때가 아니다. 보석이라면 빨리 써야한다"고 한 장관 임명 필요성을 호소했다고 한다.

이처럼 한 장관의 역량이나 여성과 청년층에 소구력이 있다는 점엔 이견이 없었지만, '너무 일찍 등판시키는 것 아니냐' '나중에 아껴서 쓰자' '비대위원장보단 선대위원장이 잘 어울린다' 등 한 장관의 역할론을 놓고는 일부 이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장관에게 정치 경험이 없고,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이고 검사 출신이어서 더불어민주당 프레임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용호 의원은 "한 장관을 하자는 얘기가 나왔지만 그에 못지않게 우려하는, 필요한 곳에 써야하지 않겠냐는 얘기도 있었다. 선대위원장에 가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선거, 정치 경험이 없고 민주당의 프레임에 빠지는게 아니냐는 얘기가 많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승환 서울 중랑을 당협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이라는 자리는 전략과 전술을 아는 사람이 와야하는데 한 장관이 과연 거기에 걸맞는지 물음표를 갖고 있다"며 "거기에 대해선 철저하게 검증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