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vs 전북의 봄… '하나회'는 아직도 건재하다?

전북CBS 이균형 기자 2023. 12. 1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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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몇 달 앞두고 충무로나 정가에나 모두 '서울의 봄' 전성기를 맞고 있다.

상한가를 달리는 영화 주가에 편승해 '검찰 하나회'니, '재명 하나회'니 운운하며 여, 야는 여전히 철저하고 지독하게 자기 논에 물 갖다대는 갈라치기에 골몰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들어 송 전지사의 말마따나 여기저기서 '패가망신'을 자초하는 문자들이 날아드는걸 보니 총선이 머지않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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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밸런스칼럼 -'突直口']
전북 CBS 이균형 보도제작국장

"그카면 쿠데타야 !", "이왕이면 혁명이라는 멋진 단어를 쓰십쇼!"

총선을 몇 달 앞두고 충무로나 정가에나 모두 '서울의 봄' 전성기를 맞고 있다. 상한가를 달리는 영화 주가에 편승해 '검찰 하나회'니, '재명 하나회'니 운운하며 여, 야는 여전히 철저하고 지독하게 자기 논에 물 갖다대는 갈라치기에 골몰하고 있다. 1993년 김영삼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척결됐다던 '하나회'는 21세기에 이처럼 '서울의 봄'이란 영화와 함께 소환되고 있다.

몇몇 육사 출신 군인들이 군사반란을 통해 정권을 찬탈한 뒤 그들만의 세상 속에 호의호식하며 전 국민들의 분노게이지를 끌어올렸던 '하나회'. 그런데 그 '하나회'의 속성도 따지고 보면 이것 저것 따질 것 없이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의리 속에 자기들만의 특권과 기득권을 공고히 해 나가자는 것 아닌가? 이런 속성에 비춰보면 군복만 바꿔입었다 뿐이지, 우리 사회 속 '하나회'는 무수히 많다. 물론 그 무수한 '하나회'들을 어찌 군사반란을 저지른 영화 속 캐릭터처럼 머리에 광나는 사람들 일당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만은…

영화 '서울의 봄' 속 한 장면. 연합뉴스


"주변에 정말 꼴보기 싫은 사람이 있으면 이렇게 말해보세요, '내가 보기에 당신같은 사람이 정치를 하면 정말 잘할 것 같은데 이번에 출마 한 번 해보라'고 말이죠, 그게 상대방을 패가망신케 하는 가장 확실한 복수일 것입니다" 수년 전 송하진 전 전라북도지사가 식사 자리에서 건넨 뼈있는 농담이다. 그런데 요즘들어 송 전지사의 말마따나 여기저기서 '패가망신'을 자초하는 문자들이 날아드는걸 보니 총선이 머지않은 모양이다.

"무기력, 무능력, 무책임한 전북 정치를 탄핵", "내 자리만 찾는 이기적인 정치권의 변화 촉구", "익숙함과의 결별…" 내년 총선 한 입지자가 내놓은 출마의 변으로, 다수의 입지자들 역시 이구동성으로 던지는 출사표의 골자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그런데 필자의 귀엔 이런 마땅하고 속 시원한 말들이 썩 매끄럽게 와 닿질 않는다. 왜냐고? 그 외침의 대상이 바로 입후보자들이 공천장을 쥐려는 정당이 보여 줬던 행태들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주 적확하게 들어맞는 대목들이다.

'경선이 곧 본선이다'는 등식이 이미 상식이 돼버린 전라북도 선거판이다 보니 과거 깃발만 꽃으면 된다는 식의 오만함이 온존해왔다. 특정인을 염두에 뒀다라고 밖에 볼 수 없는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 공천 컷오프, 일부 함량미달의 지방자치단체장 후보, 여기에 수없는 부정과 부패 의혹으로 국회의원 뱃지를 반납하고 영어의 몸이 되면서 전북도민들에게 모멸감을 안겨준 '불량(不良)한 선량(選良)'을 목도했던 바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최근 벌어진 새만금 예산 대폭 삭감 사태를 놓고 보자. 잼버리 파행으로 새만금 예산이 절단날 것이라는 소식에 자존심 내던지고서 허리 숙이며 여당 의원들을 찾아 읍소했다거나, 전주 출신이라는 총리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서 "전라북도를 이렇게 내팽겨쳐선 안된다"며 울부짖은 정치인이 있었던가? 죽기보다 싫지만 그래도 전북을 위해 용산을 찾아 헤맸다는 전북 정치인이 있었다는 소리는 아직까지 들어보질 못했다.

소설가 장정일이 썼던 글이 떠오른다. "진짜 호남 차별주의자들은 전라도인의 정치의식이 대구·경북보다 월등하다고 추켜세우는 사람, 그리하여 전라도는 '(더불어)민주당'만 내리 찍어야 한다는 사람이다." 전적으로 공감하지는 않으나 일정부분 전북도민들의 속내를 꿰뚫고 있는 민주당의 논리와는 맥을 같이 하는 듯 하다. 필자는 여기에서 "그 정치의식의 월등함이 지금의 낙후, 그리고 무시와 업신여김을 받는 천덕꾸러기 신세인 전라북도를 그럴 듯 하게 포장해 왔다는 점을 절대 간과하지 말자"고 목에 핏대를 세우고자 한다. 그리고 이제 민주당은 각오를 해야 할 시간이고 전북 도민들은 각성을 해야 할 시간이라고…

상황이 이런데도 민주당이 앞으로도 "우리가 남이가?"의 전라도 버전을 고집하고서 표를 구걸한다면 그것은 반란을 획책하지 않았다 뿐이지, 전북에서 특권과 기득권을 끝까지 움켜 쥐겠다는 21세기 '하나회'의 또다른 모습 아닐까? '서울의 봄' 흥행 속에 내년 4월 '전북의 봄'이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우리모두 참군인 장태완으로 빙의해 '전북'이라는 철모를 깊숙이 눌러쓰고서 두눈 부릅뜨고 지켜봄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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