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알파고와 알파세대

임지선 2023. 12. 1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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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알파벳의 첫 글자인 알파(α)는 '처음'이란 상징에서 여러 의미가 파생한다.

당시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의 대국에 대해 "인간과 인공지능 대결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천재 소년 데미스 허사비스가 2010년 세운 인공지능 개발사 '딥마인드 테크놀로지'가 2014년 구글에 인수돼 '구글 딥마인드'가 된 뒤 내놓은 작품이 알파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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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그리스 알파벳의 첫 글자인 알파(α)는 ‘처음’이란 상징에서 여러 의미가 파생한다. 동물행동학에서는 집단 내 우두머리 개체를 ‘알파’라 칭하고 천문학에서는 특정 별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에 ‘알파’란 이름을 붙인다.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알파 버전’은 초기 개발 단계, 즉 ‘도전과 혁신’을 뜻하기도 한다. 수학에서는 미지수다.

2016년 3월, ‘알파고’가 등장해 이세돌 9단을 이겼을 때 인간이 느낀 복잡한 심경도 이 ‘알파’라는 단어와 무관하지 않았다. 당시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의 대국에 대해 “인간과 인공지능 대결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천재 소년 데미스 허사비스가 2010년 세운 인공지능 개발사 ‘딥마인드 테크놀로지’가 2014년 구글에 인수돼 ‘구글 딥마인드’가 된 뒤 내놓은 작품이 알파고였다.

알파고 이후 바둑계에는 인공지능 바람이 불었다. 2018년 5월 페이스북도 ‘엘프고’를 공개했고 릴라제로, 미니고 등이 널리 쓰였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 당시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은 “경기가 끝난 뒤 인간은 더 똑똑해지고 더 나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둑 기사들도 더 ‘스마트’해졌지만 오묘한 부분이 있다. 실력은 늘었지만 창의성은 줄어 “개성은 없어도 되지만 약점이 있으면 안 된다”는 새로운 ‘알파의 기준’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2023년은 7년 전 이세돌 9단만 단독으로 경험할 수 있었던 충격과 전율을 전세계 대중이 함께 느낄 수 있었던 첫해였다. 지난해 말 출현한 ‘챗지피티’(ChatGPT)가 누구나 할 수 있는 ‘대화’(Chat)의 형태로 ‘인공지능과의 대국’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줬기 때문이다. 올해가 충격을 경험한 ‘시작점’이었다면 내년부터는 ‘인공지능 사용이 일반화되며 현실세계에 변화를 주는 세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알파고가 그러했듯 말이다.

새로운 세계가 열리며 새로운 세대도 온다. 2010년 이후 출생자들인 알파 세대다. 한동안 모든 분야의 열쇳말로 떠올랐던 ‘엠제트(MZ: 밀레니엄 세대와 제트(Z) 세대를 합친 말) 세대’ 이후에는 ‘알파 세대’가 언급될 것이다. 알파벳의 끝(Z)에서 새로운 시작(A)으로 나아가는 물결이다. 새로운 물결의 맨 앞에는 스마트폰과 엘티이(LTE), 인공지능을 시작점으로 하는 세대가 가장 앞에 선다.

임지선 빅테크팀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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