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서] 돈 뿌린다고 저출산 해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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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도 '인구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
유럽 블록 27개국의 합계 출산율이 여성 1인당 1.53명(2021년 기준)으로, 인구를 유지할 수 있는 최소 비율(2.1명)을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플로렌스 바워 유엔인구기금 동유럽사무소장은 "각국 정부가 너무 장려 정책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며 "정작 필요한 것은 국민들이 미래를 설계하고 아이들을 가질 수 있는 광범위한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으로, 다른 나라에서 그 기회를 찾을 필요가 없게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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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도 '인구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 유럽 블록 27개국의 합계 출산율이 여성 1인당 1.53명(2021년 기준)으로, 인구를 유지할 수 있는 최소 비율(2.1명)을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국가는 이탈리아다. 여성 1인당 출산율은 1.24명에 불과하다. 지난해에 신생아 수가 39만2600명으로 1861년 통일국가 출범 이후 최초로 40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내년 예산안 발표에서 작은 정부를 지향하면서도 저출산 예산을 10억유로 이상 늘렸다. 특히 2명 이상을 출산한 여성에게는 연금을 국가가 대신 내주기로 했다.
저출산 극복을 위해 돈을 살포하는 것은 이제 얼마를 더 주느냐의 문제일 뿐 당연한 정책 중 하나가 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저출산 장려책이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한국 여야 정치권에서 저출산 극복 사례로 주목하는 헝가리의 저출산 정책도 정답이 되고 있진 않다. 헝가리는 40세 이하 자국민 부부가 아이를 낳기로 서약만 하면 정부가 먼저 최대 약 4000만원을 대출해 준다. 이어 5년 내에 자녀를 1명 출산하면 이자를 면제해주고, 2명을 낳으면 대출액의 3분의 1을, 3명을 낳으면 전액을 탕감해 준다. 아이 4명을 낳으면 평생 세금이 면제된다. 이 같은 장려책에 2011년 1.23명이던 출산율은 2021년 1.61명으로 증가했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0년간 출산율이 완만하게 상승해 1.6명에 이르렀지만 과거 1989년 헝가리의 출산율은 1.8명이었다"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폴란드의 사례도 들었다. 폴란드는 2015년 우파 정권 집권 이후 '500+' 재정 정책으로 둘째 아이부터 매달 가정에 500즈워티(약 150달러)를 주는 정책을 폈지만 지난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낮은 출생자 수(30만5000명)를 기록했다. 인센티브만으로는 출산율 2.1명에 도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플로렌스 바워 유엔인구기금 동유럽사무소장은 "각국 정부가 너무 장려 정책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며 "정작 필요한 것은 국민들이 미래를 설계하고 아이들을 가질 수 있는 광범위한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으로, 다른 나라에서 그 기회를 찾을 필요가 없게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은 유럽보다 더 심각한 초저출산 위기다. 그런데 파격적인 저출산 장려책도 없고, 아이를 낳고 싶게 만드는 인프라도 없으며, 지속가능한 나라를 위한 국정철학조차 없다. 이러니 '한국은 끝났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진영태 글로벌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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