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마데차이나의 반격

요즘 유튜버들 사이에 최애 아이템 중 하나는 DJI 포켓3다. 한 달 전 출시됐는데 유튜버들의 찬사가 쏟아지면서 세계 1위 액션캠 브랜드 고프로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드론으로 유명한 중국 DJI가 손떨림 방지 기능에 촬영 편의성과 화질까지 대폭 개선해 여행, 등산처럼 야외활동 촬영이 많은 유튜버에 최적화된 카메라로 꼽힌다.

지난달 '11·11' 행사를 비롯한 국내 온라인 쇼핑몰 할인 축제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청소기는 중국 브랜드 로보락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해 장애물을 피하고 청소는 물론 세척과 급수, 먼지통 비우기까지 스스로 처리한다. 한국에 들어온 지 5년도 안됐는데 국내 로봇청소기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산이 한국 가전 시장에서 1위를 하는 것도 놀라운데 가격이 삼성, LG보다 더 비싸다. 사용자들은 "청소의 신세계를 봤다"며 기술력을 평가하고 있다.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도 중국산이 처음으로 하반기 판매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테슬라 모델Y다. 테슬라는 미국 브랜드지만 지난 8월부터 상하이 공장에서 만든 중국산 모델Y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수입 초기만 해도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 "그래 봐야 중국산"이라는 비아냥이 있었지만, 중국산 저가 배터리를 장착하고 기존 모델보다 가격을 2000만원 이상 낮춰 하반기에는 국산 전기차보다 더 많이 팔렸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중국산은 낮은 품질과 조악한 디자인으로 인해 TV 개그 프로에서 풍자와 조롱의 대상이었다. 개그맨 말투를 따라 '마데인 차이나'라는 말까지 유행했다.

하지만 이제 중국산이라는 이유로 무턱대고 깔볼 수 없게 됐다. 프리미엄 가전과 카메라, 전기차까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기로 유명한 한국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강해진 반중정서로 인해 중국산을 얕잡아보는 경향이 있지만,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은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왔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상대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게 우선이다.

[박만원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