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대위' 놓고 與 격론…"보석 너무 빨리 꺼내" "아낄 때냐"
국민의힘 의원들과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18일 내년 총선을 이끌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당내 주류 중심으로 '한동훈 비대위원장' 추대론이 급부상한 가운데 일각에선 우려도 제기됐다. 대중적인 인기는 높이 평가하지만 소중한 자산을 너무 이른 시점에 등판시킬 경우 자칫 본인과 당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주재로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연석회의엔 윤 권한대행과 당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비롯해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200명 이상이 참석했다.
윤 권한대행은 모두발언에서 "김기현 당 대표께서 사퇴하신 이후 국민의힘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당 지도체제 정비가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가 됐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당내 구성원들이 모두 모여 국민이 공감하는 대안을 찾아내는 것이고 더욱 하나된 모습으로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당내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하는 과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의견 수렴 과정이 오늘 이 회의"라며 "다양한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말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선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총 33명이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한 장관을 '추대'하는 방향으로 결론난 것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한 장관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 등의 이름도 거론됐지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란 것이다. 다만 당이 위급하니 한 장관 카드를 빨리 활용해야 한다는 '대세론'과 함께, 향후 선대위원장 등 등판을 위해 아껴놔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 나왔다고 한다.
정진석 의원은 회의 도중 기자들과 만나 한 장관으로 의견이 모아졌냐는 물음에 "그런 얘기도 있고 아깝다는 얘기도 있고 우리가 한 장관을 보호해야 하는데 너무 일찍 등판시켜서 다치면 어쩌냐 이런 걱정도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에 대해서는 다 호감을 갖고 있고 아주 뛰어난 역량에 대해서도 다 인정하고 그러시는 것 같다. 한 장관을 대놓고 반대하는 의견은 못들어봤다"고 했다.
정 의원은 또 "일부에서는 찍어누르니 그러는데 아니다. 자유롭게 의견 수렴하는 과정이 진행되는데 자꾸 프레임을 무슨 윤 대통령이 찍어눌러서 누구를 시키는 것처럼 프레임을 하는데 거기에 동의할 수 없다는 얘기도 많이 나왔다"고 밝혔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지금 상황에서 아껴쓰니 마니 할 게 아니라 가용할 수 있는 걸 모두 동원해야 하고 지지율이 다 깔끔하게 설명하지 않나"라며 한 장관 추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8대2 정도로 원사이드인(한쪽으로 쏠린) 것 같고 일부 영남 의원 두 분 정도 반대하는 것 같다. 수도권, 세종, 호남 이런 지역 원외위원장은 거의 9대1 비율로 지지율이 높은 분을 원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 장관을 반대하는 쪽에 대해선 "아껴서 쓰자는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태 의원도 "현재 상황,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선 아끼는 선수 없이 국민적 인지도와 대중성이 있다면 그 선수를 제일 먼저 세워야 하지 않느냐 하는 게 많은 의견인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조해진 의원은 "선대위원장으로 모셔야 한다"며 "어려운 시기에 당무에 대한 부담을 안 드리고 전국적으로 국민과 소통하면서 부업을 할 수 있는 일만 맡겨드릴 때 본인이 가장 당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당이 제일 어렵고 시끄러울 때인데 당에 들어오자마자 그걸 다 막게 되면 본인의 역량이나 장기, 장점들을 제대로 발휘할 시간을 못 갖고 당무에 매몰될 수 있고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허은아 의원은 "보석을 너무 빨리 꺼내는 것이 아닌가, 신상품을 빨리 쓰자는 말씀들도 있으시고 아껴둬야 될 분을 너무 빠르게 쓰는 건 아닌가 이런 우려들도 있다"고 전했다.
한 장관에 우려를 표하는 의견도 나왔다. 정치와 선거 경험 부족, 대표적 친윤계로서 수직적 당정관계 우려 등이 다양하게 거론됐다고 한다. 윤창현 의원은 "뒤로 갈수록 우려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부분은 (의견이) 쏠렸다면 뒤로 갈수록 조금씩 객관적이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위원장은 "한동훈 장관이 선거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된다는 점은 다들 동의하지만, 그게 비대위원장이어야 되는지는 의견이 나뉜다"고 했다. 이용호 의원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대해 우려를 표한 이들의 비율을 묻자 "5분의 2,3 정도"라고 했다.
회의 종료 후 윤 권한대행은 의견이 모아졌느냐는 질문에 "필요한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그 과정을 거친 후 판단하겠다"고 했다. 판단 시기에 대해선 "시간을 많이 끌지 않겠다"며 "내일 모레 이틀간 예산안 처리 등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할 과정이 있어 종합적으로 보겠다"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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